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룡 포털 규제법 이전에 원인부터 풀어야

대형 포털의 독과점 규제가 속도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오는 9월께 법안마련을 목표로 이달에만도 두 번이나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법안이 겨누는 대상은 두말할 것도 없이 네이버다. 어떤 통계로든 네이버는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한 초대형 사업자다. 우리는 규제의 취지에 동의한다. 초대형 네이버가 벤처업계의 영역까지 진출하는 무한확장은 법의 규제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법 제정으로 문제가 풀릴지도 의문이거니와 규제 자체가 법 논리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네이버에 부과한 2억원의 과징금이 부당하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법 제정과 적용에 대한 논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고쳐야 하는데 논란과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따져보는 게 순서다. 네이버 규제의 명분은 지배력을 악용해 벤처생태계를 교란한다는 것이다. 그 밑바닥에는 신문ㆍ방송사가 제공하는 뉴스로 고객을 모아 인터넷시장의 중심이 된 네이버가 자체생산 콘텐츠도 없이 도리어 언론을 위협하는 위치까지 성장했다는 언론사의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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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두 가지다. 우선 자잘한 사업을 정리하고 벤처업계 전체의 발전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재탄생하려는 네이버의 노력이 필요하다. 뉴스 콘텐츠를 둘러싼 갈등 해소는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정부 예산을 받으면서도 네이버를 통해 언론사들과 경쟁하는 연합뉴스 문제에서 네이버의 폭주를 공박하는 유력 언론의 과도한 자기방어 논리는 없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 이들이 공정하게 성장하고 종편TV까지 따냈다는 데 동의할 언론인은 많지 않다.

결코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를 외면하고는 '공룡 포털'의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언론의 감정적 문제 제기에 정치권이 따라가는 모양새로는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고 인터넷의 자율적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 네이버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원인부터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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