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19일] 씨티그룹 대량감원 남의 일 아니다

미국 2위 은행인 씨티그룹이 5만3,000명의 직원을 추가 감원할 것이라는 보도에 월가는 물론 세계 금융계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월가에서 잇따라 발표된 감원계획 중 최대 규모다. 씨티그룹은 지난 10월에도 2만3,000명 감원을 발표해 도합 7만6,00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셈이다. 전체 직원의 20%를 감원하겠다는 씨티그룹의 해고 칼바람은 경제가 어려운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씨티그룹이 대량감원이라는 칼을 뽑았는데도 불구하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법무장관은 씨티그룹 임원의 연말 보너스를 반납해야 한다는 성명서까지 내며 압박하고 나섰다. 뉴욕주가 씨티그룹을 내세워 월가 전체에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월가의 감원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도 이미 수천명의 감원을 발표했지만 감원의 칼바람은 GM 등 자동차 업계로 번지고 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불황이 심각하고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일이다. 미국의 고용시장 불안은 소비침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미수출에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하다. 수출위축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가 더 나빠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미 자동차ㆍ가전 등에서 그런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등 적극적인 대책으로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이미 자동차 업계가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건설과 조선업 구조조정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다른 제조업 등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금융권도 비켜갈 수 없다. ‘100년 만의 금융위기’ 속에서 눈가림식 구조조정으로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고 기대하면 착각이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까지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와 이번 씨티그룹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거울 삼아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노사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고통을 분담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려운 때 감원보다는 임금동결이나 삭감 및 보너스 반납 등으로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상생(相生)의 노사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