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우외환'의 삼성에 닥친 또하나의 비극

안팎으로 모진 시련을 겪고 있는 삼성에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3녀 윤형(允馨.26)씨의 사망이라는 비극이 닥쳤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는 언론보도로 윤형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22일 긴급회의를 갖고 장례절차와 언론대책 등에 관해 협의를 가졌으나 이 회장 가족의 뜻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윤형씨의 사고를 알지 못했다"면서"지금 미국에 체류중인 이 회장 가족들과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아 장례절차 등에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형씨의 사망은 삼성이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밖으로는 일본, 중국 등 기업이 '삼성타도'를 외치며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발생해 삼성 임직원들의 가슴을 더욱무겁게 하고 있다. 특히 에버랜드 사건의 경우에는 윤형씨도 오빠인 재용(在鎔)씨와 부진(富眞),서현(敍顯) 씨 등 두 언니와 함께 이 업체의 전환사채를 편법배정받은 의혹에 관해검찰의 수사대상에 올라 있는 상황이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올해 미국 뉴욕대에 입학해 유학중이던 윤형씨의 사망경위에 관해서는 교통사고 후 '의학적 사망' 단계에 이르렀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며 정확한 사고 내용이나 유해 안치 장소 등에 대해 삼성 관계자들은 굳게 입을 닫고 있다. 구체적인 사고경위가 어떻든 윤형씨의 사망은 향후 이 회장의 거취나 삼성의 향후 경영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삼성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은 막내답게 활달하고 아버지를 잘 따른 윤형씨를 유독 예뻐했고, 틈날때마다 스키장을 찾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일로 인한 상심은 타인의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앞둔 중대기로에서 이 회장의 상심으로 전략적인 결단이 지연되고 안팎의 시련에 대처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화될 가능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이 회장은 그동안 일상적인 경영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경영진에게 거의 모든 권한을 위임해 왔기 때문에 개인적인 비극이 삼성의 경영에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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