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에너지 신 냉전시대] "미국 셰일혁명 경제성·인프라 탄탄… 후발국서 따라잡기 쉽지 않을 듯"

■ 월가 IB 바클레이스의 왕시양 리서치 부문 부부사장


"중국 등 몇몇 국가들이 미국의 셰일 혁명을 추격(catch-up)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따라잡기가 상당히 어렵고 성공하더라도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의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스의 왕시양(사진) 리서치 부문 부부사장은 이달 초 뉴욕 맨해튼의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셰일 혁명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우 독특한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개발이 용이해 경제성을 갖춘 셰일 암반층이 풍부하고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등 인프라, 물 자원을 갖고 있다"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부 규제, 환경보존과 개발 사이의 정책균형 등도 셰일 성공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셰일 자원 매장 국가지만 암반층이 지하 깊숙이 자리잡은데다 물이 부족한 내륙 지역에 위치해 개발이 쉽지 않고 동부 해안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가스 공급 간선 라인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왕 부부사장은 설명했다. 또 엑손모빌·쉘 등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현지 국유기업의 투명성 부족이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프랑스·불가리아 등 유럽 지역도 수압파쇄법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에 발목이 잡혀 셰일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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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부부사장은 미국의 셰일 혁명은 거품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박했다. 그는 "셰일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됐고 기술발달로 개발비용이 감소하고 새로운 시추 지역도 발굴되고 있다"며 "현재 가격 수준에서 앞으로 13년간 발굴 가능한 셰일 가스 자원이 남아 있고 기술발전을 감안하면 최대 2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왕 부부사장은 미국이 2016년 상반기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순수출국이 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 정부의 잇따른 LNG 수출 프로젝트 승인으로 2020년 말에는 미국의 LNG 수출량은 하루 80억입방피트(8Bcf/d)에 달할 것"이라며 "글로벌 LNG 시장 규모가 32Bcf/d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LNG 수출로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획기적으로 낮아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왕 부부사장은 "수출의 대부분은 가격과 수요가 높은 아시아로 가고 아주 작은 물량이 유럽으로 향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중국 등에 대한 수출로 매출 감소분을 보충할 수 있어 유럽의 힘든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부부사장은 셰일 혁명이 미국의 외교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유전 개발과 인프라 건설 등이 진행되고 있어 당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동 등 지정학적 분쟁 지역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외교 중심축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그는 미국의 원유수출은 정치권이 논쟁을 벌이고 있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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