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김창대 동서대 경영대학원장 "창조경영의 예술가 마인드 갖춰야"

'미술관에 간 CEO' 출간


"흑룡의 해를 맞은 우리 기업들이 여의주를 물고 날아오르려면 창조경영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가치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창조적 시각으로 고객과 시장을 바라본다면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이뤄낼 수 있겠지요."

지난해 2월 예술에서 발견한 창조경영의 해법을 담은 '미술관에 간 CEO(웅진지식하우스 펴냄)'를 출간한 후 기업으로부터 매달 10여차례의 강의 요청을 받고 있는 김창대(59ㆍ사진) 동서대 경영대학원장은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되려는 기업이라면 예술가 마인드로 시장을 바라보라"고 주문하고는 한다.


기술ㆍ관리 노하우 면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우리 기업들이 한 발짝 더 나아가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되려면 창의력, 즉 예술가적 사고로 개인적 욕망을 읽어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김 교수가 예술에서 창조경영의 열쇠를 찾으려는 것은 소비자의 심리와 욕망을 읽어내는 데는 이성ㆍ과학보다 인간의 감성을 유연하게 해주는 예술이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눈에 보이는 것만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ㆍ논리적 사고로는 개인의 은밀한 욕망까지 설명하기 어렵다"며 "21세기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면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를 사례로 들며 "소비자들이 갤럭시를 구입할 때는 속도ㆍ품질ㆍ기능 등 기술적인 면을 따지지만 아이폰은 재미라는 심리적 가치를 제일 우선으로 고려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차르트 등 예술가에 비유되는 스티브 잡스는 기술에 예술가적 사고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경영은 돈을 버는 게 목적이고 예술은 돈과 거리가 멀어 개념적으로 상충할 수 있지만 성공한 기업가들은 기존 질서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는 점에서 예술과 공통점이 있다"며 "세계적 시계 브랜드인 스와치의 창업자 니콜라스 하이에크가 '경영이 곧 예술'이라고 유언처럼 남긴 말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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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가 제시하는 창조경영의 핵심은 8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욕망을 읽어내는 통찰력, 남과 다른 1%의 독창력, 경계를 파괴하고 신세계를 창조하는 힘, 역발상을 불러오는 일상타파, 세속에서 발견하는 평범함의 카리스마, 유(有)에서 유를 창조하는 해체와 재구성, 간결한 것이 강력하다는 단순함, 1+1>2가 되는 융합 등인데 논리ㆍ이성보다는 감성과 예술적 접근이 필요한 개념이다.

김 교수는 "국내 대기업들이 안정적인 자금력ㆍ인력과 네트워크로 레드오션에서 시장의 파이를 키우며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시키고 세계 최고 품질의 상품도 여럿 내놓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되려면 창의력을 제품ㆍ시장에 승화시킬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바꿔가야 한다"며 "임직원들도 예술작품 감상 등을 통해 창의력을 요구하는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학자인 그가 예술을 화두로 내세운 데는 화가가 되겠다는 학창 시절 꿈이 자극제가 됐다. "학창 시절 미술상도 곧잘 탔지만 어른들이 '잘돼야 극장 간판장이'라고 핀잔하는 바람에 미술을 하겠다는 말을 꺼내지도 못했죠. 그런데 나이 50이 넘어서니 뒤늦게 잠자던 감성이 살아나더군요. 특히 5년 전 파블로 피카소의 조각 '황소 머리'와 마주쳤는데 녹슨 자전거의 안장과 핸들에서 황소 머리를 본 피카소가 '발상을 전환하라'고 외치는 듯하더군요. '창조경영의 정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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