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평민당원 유시민씨 ‘97대선…’ 출간 화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오는 12월 대선을 겨냥해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추진하고 있는 DJP연합 전략의 구조적 한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김대중 총재에게 「대리전」을 치를 것을 권유한 대선분석서가 나와 정가의 화제다.
이 책은 특히 김대중 총재의 「간접집권」을 도와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제3후보로 조순 서울시장을 명시적으로 지목, 조시장의 제3 후보론에 민감한 김대중 총재측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과거 운동권 출신으로 88년 평민당원으로 활동하기도 하다 독일에서 유학중인 유시민씨가 쓴 「97대선, 게임의 법칙」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유권자의 정치적 선호구조가 비호남지역 유권자의 비이성적인 반 김대중 정서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DJP연합이 이뤄져도 김대중 총재의 득표력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도리어 손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씨는 최근 대선예비주자들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87년과 92년의 대선결과를 초래했던 유권자의 정치적 선호구조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김종필총재 지지자의 선호구조를 김종필→여당 영입파→김대중이라는 가설을 세운 뒤 『김종필 총재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두 단계를 뛰어넘어 김대중 총재를 지지하도록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DJP연합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와함께 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조후보가 이긴 요인과 수원 인천 등의 보선 결과에 대한 분석을 통해 『김대중 총재보다 더 많은 지지를 가진 인물이 아니라 약점이 없고 싫어하는 사람이 적은 인물을 대리로 내세워 김대중 총재가 「간접집권」하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다.
그는 대리전에 나설 제3후보에 대해 ▲김대중 지지자들이 무리없이 수용할 수 있는 사람 ▲여당후보와 김종필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차선의 후보로 선호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또 제3후보는 『대통령감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필요도 없고 독자적인 계층적·지역적 기반을 가질 필요도 없이 「김대중 총재 지지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김대중 총재와 노선 갈등을 벌일 수도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부연설명하고 있다.<황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