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숭배 장막 벗은 인간 예수의 '민낯'

■예수 이야기

조반니 파피니 지음, 메디치 펴냄


'예수 이야기'는 1921년 처음 출간된 후 1985년까지 여덟차례에 걸쳐 재판됐다. 현재까지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는 물론 에스페란토어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25개국에 번역 출간되는등 대성공을 거두었다. 저자인 조반니 파피니(1881~1956)는 시, 소설, 에세이, 철학비평, 전기 등 100편이 넘는 문학작품을 남긴 세계적인 거장으로 노벨상 후보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예수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예수의 세속적인 부분도 그대로 보여준다. 신의 아들이라고 칭찬일색으로 포장하려는 의도는 더더욱 없다. 그렇다고 물론 역사적 사실 나열에만 그치지도 않았다. 어느 시대나 '종교'가 거대한 제도가 돼 결국은 세상의 부패상을 반영한다면, 가난한 자들과 함께했던 예수는 나라와 시대를 넘어 불의에 도전하는 수많은 종교인과 혁명가의 변함없는 흠모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예수라는 위대한 역설가(逆說家·역설적인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이자 혁명가를 제대로 알기 원하는 독자들을 위한 인문교양서로 충분히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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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게 책은 고대 로마제국이 어떻게 유대지역을 지배하고 다스렸는지, 이스라엘의 흥망성쇠, 유대교가 어떻게 정치 및 경제와 영합하며 타락했는지 등 정치와 사회, 문화를 알려주는 역사서로도 충분히 기능을 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 신화, 문화, 그리고 중동지역의 수많은 종교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한편 저자는 초기에는 공공연히 '무신론자'임을 밝힐 정도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중년에 접어들면서 주장을 바꾸었다. 이 책은 출간은 그 전환점이었는데, 당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불손한 작가가 쓴 구원의 책"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한다. 2만2,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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