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소비가 지구촌경제 이끈다

작년 개인지출 급증… 美·유럽 수준FT "세계경제 균형발전 촉매역 할것" 근면성실, 절약저축을 신조로 삼던 아시아인들이 소비를 급격히 늘리고 있으며, 이 같은 소비혁명이 아시아 경제를 시장 지향적인 성숙한 경제로 만들고 세계 경제를 균형 있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일 분석했다.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 대규모 수출을 하고 막대한 달러를 보유해 미국인들의 소비를 뒷받침해온 아시아인들이 최근 소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의 개인 소비지출은 총 4조8,000억달러로, 유럽(5조달러) 및 미국(6조9,000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금융 시스템이 개선된다면 이 지역의 소비지출이 유럽이나 미국을 앞지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아시아 경제가 지난 97~98년 금융 위기의 후유증을 아직 앓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매우 낙관적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시아 수출품에 대한 세계적 수요 감소가 오히려 이 지역의 내수를 활성화하는 결과를 낳았고 ▦아시아 지역의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데다 개인 부채 비율과 실업률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소비 지출 확대의 여지가 아직 많으며 ▦한때 수출지향적 제조업체들의 돈줄 역할을 했던 아시아 은행들이 소비자 금융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혁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신용카드 사용자수의 급격한 증가세다.아시아 최대의 신용카드 발급업체인 비자 카드의 경우, 지난해 이 지역 가입자 수는 25%나 증가한 1억6,000만명이었다. 비자 카드 사용 금액 역시 지난해 44% 급증해 3,10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중산층들이 소비를 늘리는 것은 아시아 경제가 선진화되고 성숙된 경제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한국에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지난 해 한국의 소매 판매는 11% 늘어났으며, 부동산 가격은 15% 올랐다. 소비자 부채도 28%나 급증했다. 일부에서는 무분별한 소비심리와 금융권의 공격적인 대출 공세가 맞물려 또다른 거품 경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비를 밑바탕으로 아시아 경제가 성장한다면 이 지역의 경상수지 흑자는 좁혀지고 미국의 적자는 줄어들면서 세계 경제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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