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미디어社 합병, '잇단 제동'미국내 거대 통신 및 미디어기업들의 합병이 잇따른 감독당국과 소비자단체의 제동에 직면하고 있다.
미 2·3위 장거리전화업체인 월드컴과 스프린트의 합병이 미국과 유럽연합(EU) 감독당국의 반대로 무산 일보직전으로까지 몰리고 있는데다 AT&T의 미디어원 인수도 소비자단체의 반독점 조사요구에 직면했다.
EU 집행위원회의 경쟁담당 집행위원인 마리오 몬티는 26일 월드컴과 스프린트 합병기업이 세계 고속 인터넷접속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몬티 위원은 월드컴측이 EU 집행위에 스프린트의 인터넷 부문을 매각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EU 집행위에 양사의 합병을 반대하라고 권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오는 7월12일까지 최종결정을 내릴 방침인데 사업의 상당부문을 유럽에서 수행하고 있는 월드컴측으로선 EU의 승인이 합병에 사활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드컴을 가로막는 것은 EU 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판결을 이끌어낸 조엘 클라인 미 법무부 반독점국장 역시 월드컴과 스프린트 합병사가 미 장거리전화 및 인터넷접속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월드컴으로선 미국과 EU의 양면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
한편 미 소비자동맹은 이날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합병을 앞둔 타임워너와 AT&T에 인수된 미디어원의 지분 상호공유가 독점금지법에 위배된다고 연방교역위원회(FTC)에 조사를 요청했다.
소비자동맹은 미디어원이 소유하고 있는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 지분 25%를 AT&T가 가져갈 경우 미국내 케이블TV시장의 배급과 편성을 AT&T가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는 HBO·시네맥스 등 유력 케이블 방송국의 지주회사로 1,600만명의 케이블가입자를 확보한 AT&T가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될 경우 공정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진 케멀먼 소비자동맹 공동의장은 이날 『AT&T가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타임워너가 케이블사업 부문에 대한 지분을 AT&T가 소유하지 못하도록 사업구조를 개편토록 FTC가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6/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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