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자본 금융산업 지배 심화 지나친 '금산분리원칙' 때문"

"기업 적대적M&A 방어위해 산업자본 획일적 규제 풀어야"

지난 97~98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산업 지배가 심화한 것은 지나친 ‘금산분리 원칙’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등 외국자본이 국내 주요 산업을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금산법’ 등 국내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적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금융정책연구회 회장인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 주최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내자본 역차별 문제 국회 정책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외국자본의 국내 주요 산업에 대한 적대적 M&A를 어렵게 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 조항을 시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이칸의 KT&G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를 예로 들며 “(KT&G가 보유한) 부동산 등의 자산을 한꺼번에 처분해 고배당을 올리면서 일시적인 주가 부양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며 “중요 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를 좌절시킬 수 있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이와 관련, “(금산분리 원칙에) 가장 엄격하다는 미국도 금융자본의 개념을 제1금융권에 한정시켰는데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제2금융권까지 확장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국자본과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지나친 금산분리 원칙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본부장도 “금산법과 같은 국내 대기업에 대한 차별규제로 국내 우량 대기업들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에 그대로 노출돼 보수경영과 투자위축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규제는 글로벌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국내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은 하루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도 “대기업 주식 분산화를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만을 강조해서는 외환위기 재발을 예방할 수 없다”며 “원칙적으로는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를 허용하되 기간산업과 안보에 관련된 경우 외국자본의 투기활동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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