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실시되는 서울시교육청 주최 수학ㆍ과학 경시대회의 출제 범위가 중학교 3학년의 5월 진도까지로 제한되고 응시도 중학교 3학년만 할 수 있게 된다.
특목고 입시에서도 지원서에 공인외국어시험 및 경시대회 경험ㆍ성적을 기재할 경우 감점처리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선행학습 추방을 위한 1차 정책’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실시되는 시교육청 주최 수학ㆍ과학 경시대회에서 중학생 대회의 경우 출제 범위를 중학교 3학년 5월까지 배우는 내용으로 제한하며 응시자격도 기존 중학교 1ㆍ2ㆍ3학년에서 중3으로 제한한다.
올 하반기 치러질 서울지역 외고와 국제고, 과학고의 신입생 선발 전형에서도 지원자가 서류나 면접을 통해 학생부 기재나 반영이 금지된 과목의 성적, 공인외국어시험 및 각종 경시대회 지원 경험ㆍ성적 등을 명시적으로 또는 암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금지하고, 금지 행위가 적발되면 감점 처리된다. 구체적인 금지 행위와 감점 내용은 추후 학교, 학부모들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과학고 신입생 선발 시 입학사정관 전형의 면접 및 과학창의성전형의 캠프 활동ㆍ평가에서 선행학습을 요구하는 내용은 일체 배제하기로 했다. 교과 내용을 이미 아는 것을 전제로 하는 질문, 교과 내용 미리 공부한 경우에 유리할 수 있는 질문들은 100% 제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선발전형이 완료된 영재학교(서울과학고)의 경우, 내년부터 선행학습 유발요인을 완전히 배제하기로 했다.
영재교육원과 영재학급 학생 선발에 있어서도 그동안 선행학습 유발요인으로 지적돼 온 ‘과제수행능력 평가’와 ‘심층면접’ 등을 폐지, ‘관찰추천’으로 대체하고, 장기적으로 영재교육원과 영재학급 학생선발을 모두 관찰추천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번 1차 정책은 학부모들의 관심이 큰 특목고 전형을 중심으로 짜였으며, 향후 관련 토론회와 연구를 거쳐 올해 안에 2차 정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정책 발표를 직접 할 정도로 선행학습 추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곽 교육감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산업화된 선행학습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다”며 “이 같은 선행학습이 교육적 필요나 효과와는 상관 없이 모든 아이들을 장시간 학습 노동에 빠지게 하고 학부모들에게는 사교육비 부담을 선생에게는 수업할 맛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철과일이 맛있듯 공부도 제 때 하는 공부, 제철 공부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앞으로도 선행학습형 사교육 체제와 일전을 불사하는 마음으로 추방 캠페인을 정책적 관점에서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