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난해 출산아수가 사상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싱가포르ㆍ일본ㆍ유럽 등 선진국들도 출산율저하로 비상이 걸렸다. 출산율저하는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국민들의 연금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짐에 따라 출산을 기피하거나 미루는 여성들이 늘고 있어 각국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리셴룽 싱가포르 신임총리는 25일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인센티브정책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세째와 네째아이를 낳는 부모에게 제공하는 현금보조금을 1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200만원)로 높이고 임산부 및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늘리는 등의 출산장려정책을 밝혔다.
또 아이가 있는 가정이 가정부를 고용할 경우 이에 대해 물리던 세금도 크게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가 한해 출산율증진을 위해 사용하는 예산은 5억싱가포르달러에서 8억싱가포르달러(4억6,800만달러)로 늘어난다.
싱가포르는 과거 저소득층이나 미학력여성에게는 출산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나 출산률이 갈수록 낮아지자 이 같은 제한도 모두 폐지했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은 1.26명으로 사상최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감소하지 않기 위해서는 출산율이 2.1명 수준은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도 출산율저하에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여성의 지난해 평균 출산율은 1.29명으로 2002년의 1.32명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산율이 2002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일본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출산율저하로 연금개혁법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설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육아휴직제도를 정비하고 어린이 간호휴가제 촉진, 유아ㆍ임산부에 대한 보건서비스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유럽 여성들의 평균 출산률도 1970년대의 2.0명에서 1.4명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평균초산연령도 1980년 24세에서 27세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퇴직연령연장, 연금축소, 이민확대, 출생장려 등 갖가지 대책을 마련하기에 여념이 없다.
프랑스에서는 3명 이상의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수당과 육아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스웨덴도 수당과 함께 육아여성의 고용보장정책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