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해 10월 통상임금 재판에서 패소한 뒤 항소 절차에 돌입하면서 소송을 진행하는 법무법인을 아이앤에스·정인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교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로펌으로 현대차 통상임금 관련 소송도 대리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는 "항소심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 등 최고경영진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법은 르노삼성의 제1노조(기업노조)와 제2노조(금속노조) 근로자 170명이 함께 제기한 소송의 1심 선고에서 "이 회사의 정기상여금은 퇴직자에게 지급되지 않지만 '결근' 등의 사유로 일을 하지 못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무 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해 지급되고 있기 때문에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며 "3년치 소급분도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 르노삼성은 매년 10%가량의 인건비 상승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추산되며 소급분 규모는 무려 1,1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창원지법은 다음달 5일 금속노조 소속 근로자 24명이 별도로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부산지법과 유사한 판결이 나오는 것은 사측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내려진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같은 회사 소속인 동시에 임금체계와 상여금 지급 기준이 완전히 동일한 근로자들에 대해 다른 판결이 나올 경우 통상임금을 둘러싼 산업계의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르노삼성의 생산직 근로자는 약 2,600명이며 기업노조와 금속노조 조합원의 비중은 9대1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