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문제가 기술경쟁력의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해 지불한 연간 특허료가 1조3천억원에 육박한 것으로나타났다.
6일 삼성전자의 `200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외 회사와 기술도입 계약 체결에 따른 계약 제품의 매출 발생 및 특허권 사용으로 총 1조2천813억5천700만원의 기술사용료를 지급했다.
이는 전년도(1조2천136억2천700만원) 대비 5.6%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순이익(10조7천867억원)의 11.8%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지불해 온 연간 특허료는 ▲2001년 7천721억4천200만원 ▲2002년 9천657억1천400만원 등 최근 몇 년간 급증세를 지속해 2003년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증가세는 다소 주춤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열티 지불이 대부분 판매량에 연동돼 있기 때문에 매출증가에 따라 특허비용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자체 특허 증가로 상호 특허사용 계약(크로스 라이선스)에서 상쇄되는 부분이 늘어난데다 협상력도 강화, 지난해의 경우 특허료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현재 콴타(Quanta), 콤팔(Compal), 인벤텍(Inventec), 트윈헤드(Twinhead) 등 대만 PC 제조업체 4곳을 특허 침해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모사이드(Mosaid), 마쓰시타 등 9개사로부터 피소, 해외에서 총11건의 특허 침해 관련 소송에 계류중이다.
이 가운데 인벤텍사의 경우 지난해 6월 특허 권리범위 확정 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아낸데 이어 최근 인벡텍사와 합의, 특허를 인정받게 됐다.
국내에서는 3건은 원고로, 23건은 피고로 각각 사건이 법원이 계류, 소송가액이각각 65억400만원, 938억2천200만원에 이르나 소송 결과가 회사 재무상태에 중대한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감사보고서는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특허료 지급액이 2010년에는 2조5천억원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로열티에 더해 자체 특허를 유지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일본 등 외국업체들의 전방위 특허공세가 심화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2005년, 2006년 각각 2천여건의 특허 등록(미국 출원 기준)으로 `톱5'에 진입하는데 이어 2007년 `톱3'로 뛰어오른다는 비전을 수립, 특허 부문 경쟁력 강화에 대대적으로나서고 있다.
윤 부회장은 올 초 이같은 비전을 수립, 특허경영을 올 핵심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이 발표한 지난해 특허 등록 순위에서 2003년 1천313건보다 291건 늘어난 1천604건으로 인텔(7위)을 누르고 6위에 올랐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퀄컴에 대한 휴대폰 특허료나 반도체 원천 특허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체 수치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업체간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의 관건인 특허 부문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전사 차원의 역량 집중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