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박현주 회장의 우려

"이번 계약은 반드시 성사돼야 합니다." 지난 24일 새벽 기자와 만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얼굴에는 세계 1위 골프용품업체 아쿠쉬네트 인수계약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읽혀졌다. 수차례 기자에게 인수 의지와 당위성을 강조하는 박 회장의 말과 표정에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동시에 '혹시나' 하는 우려 또한 스쳐갔다. 박 회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인력들은 이번 글로벌 차원의 인수계약에 직접 몸 담아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익힐 수 있다. 국내 PEF(사모투자펀드) 시장이 활성화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국제 자본시장에서 '금융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 회장은 투자금도 100% '국내' 기관 중심으로 받을 것임을 공언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이 외국계 네트워크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국내 기관들도 글로벌 인수계약에 참여해 노하우와 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인으로서 회사의 이익 추구가 이번 계약을 주도한 주요 이유가 되겠지만 박 회장의 진솔한 말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고민하는 책임감도 느껴졌다. 사실 지난 20일 인수계약 사실이 알려졌을 때까지만 해도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 목소리로 '한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쾌거'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며칠 뒤 일각에서 "주요 투자자 사이에 경영권에 대한 이견이 있다"거나 "컨소시엄에 관심을 보인 국민연금과 '갈등'이 있다"는 등 추측성 의혹을 제기하면서 컨소시엄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물론 누구나 국내외 이목이 집중된 초대형 인수계약에 관심을 갖고 면밀히 검토하고 궁금한 점에 대해 의문을 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자의적 해석이 아닌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 실제 지난 25일 예정됐던 미래에셋 PEF와 휠라코리아 관계자들의 회동이 취소될 정도로 컨소시엄 측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PEF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간의 집중된 이목이 너무 부담스럽다. 당분간은 좀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프다'는 심정에 근거한 일부의 의혹 제기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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