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이 잇달아 대작 게임을 내놓고 있지만 게임 구동에 필요한 PC의 최소 사양이 너무 높아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테라'는 다양한 콘텐츠와 화려한 그래픽 등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다만 테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텔 2세대 코어 시리즈 중앙처리장치(CPU)와 지포스 GTX 460 1기가바이트(GB)급 이상의 그래픽카드 등이 요구된다. 이러한 사양이 갖춰지지 않으면 게임 이용시 끊김 현상이 발생하거나 게임 화면이 고르게 나타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한 엔씨소프트의 '아이온'도 인텔 2세대 코어 시리즈 CPU와 지포스 8800GT급 정도의 그래픽 카드가 요구된다. 이외에도 현재 제작 중인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은 이들 게임과 비슷하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PC 사양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높은 PC 사양이 이들 게임의 해외 진출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PC 사양이 낮은 해외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PC를 대규모로 업그레이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온의 경우 국내에서는 107주 연속 PC방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해외의 반응은 국내만 못하다. 아이온은 중국에서 현지 퍼블리싱 업체인 샨다에 의해 '영항지탑(永恒之塔)'이라는 타이틀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중국의 웹사이트 조사 사이트인 쉰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인기 순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출시된지 5년 정도 된 네오위즈게임즈의 '크로스파이어'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가 각각 1위와 2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온의 고전은 북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웹진인 게임스팟의 조사결과 북미 인기 PC게임 순위에서 아이온은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온의 반응이 해외에서 비교적 낮은 것은 게임에 대한 선호 차이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며 "하지만 이용자들의 PC 사양이 꾸준히 높아지면 해외 이용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인 테라의 경우 아이온보다 더욱 높은 사양이 요구돼 상대적으로 고전이 예상된다. 북미와 일본 등에 서비스 예정인 테라는 현재까지 중국 시장 진출 방향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의 높아진 눈에 맞춰 게임을 만들다 보면 이를 구동하기 위한 PC 사양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게임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대작 게임에만 올인하지 말고 게임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