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진보정권 방만한 재정에 국민들 반발 유럽선 이제 보수회귀 현상 두드러져"

조너선 버드웰 데모스 수석연구원


"유럽 지역에서 보수성향의 정당들이 다시 정권을 잡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합니다. 과거 진보성향 정당들이 내놓은 무차별적 포퓰리즘이 국가부채와 재정위기를 초래하는 등 국민들을 옥죄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 재정을 감안하지 않은 과잉복지는 경제기반을 약화시키게 됩니다." 영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데모스(Demons)의 조너선 버드웰 수석연구원은 유럽 사회에 보수회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방만한 재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데모스는 정치중립(non-partisan) 기관으로 영국 정부의 재정정책을 연구하고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복지 포퓰리즘이 남발되더라도 경제가 탄탄하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되거나 침체되면 국가 재정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고 긴축이나 증세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면서 "자본주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영국의 과거 복지정책이 이제 부메랑으로 돌아와 미래세대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긴축과 증세에 대해 "영국 국민들이 처음에는 이 같은 보수당의 방침에 강하게 저항하고 반발했지만 이제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이에 동조하거나 찬성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추진하는 긴축정책이 속도 면에서는 너무 빠르지만 방향성은 맞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잉 포퓰리즘에 대항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일관된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버드웰 수석연구원은 "영국을 비롯해 그리스ㆍ이탈리아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이 포퓰리즘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에게 달콤한 공약이더라도 국가재정을 위협하는 정책이라면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포퓰리즘의 경우 단기간에는 위정자들에게 정치적 과실(果實)을 가져다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에게 고통과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대해 "영국이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다른 국가들과 재정상황과 성장률이 다른데 통화를 통합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특히 환율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없게 된다"면서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를 둘러싸고 유럽연합(EU) 내부에서 갈등을 빚는 것은 유로존이 이 같은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대학등록금 상한선을 대폭 늘린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했다. "영국 정부는 재정긴축 차원에서 대학등록금 상한선을 이전 3,000파운드에서 9,000파운드로 3배나 올려 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줄이려 한다"면서 "재정긴축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개혁에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