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72차례 우승(메이저 대회 10승)에 빛나는 ‘원조 여제’이자 이제는 ‘차세대 여제’ 청야니(22ㆍ대만)의 멘토로 더 잘 알려진 아니카 소렌스탐(41ㆍ스웨덴). 2008년 5월 은퇴 뒤 골프 웨어(커터&벅), 골프코스 설계, 와인 등 사업가로 더 바쁘게 지내고 있는 그가 12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CC를 찾았다.
개장 1주년을 맞아 자신이 설계한 골프 코스에서 코스 인증식을 마친 소렌스탐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청야니와 관련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6승을 쓸어담으며 난공불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는 소렌스탐을 우상으로 여기는 ‘소렌스탐 키드’다.
청야니는 2009년 소렌스탐이 살던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집을 샀다. 소렌스탐은 “나는 청야니의 멘토라기보다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나누는 편안한 이웃 주민이다. 은퇴할 때쯤 청야니가 데뷔했는데 그때부터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청야니는 드라이버 샷, 퍼트 등 기술적인 부분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다”는 소렌스탐은 “중요한 것은 인간적으로 좋은 친구라는 것이다. 넓은 마음을 갖고 있고 필드 안팎에서 밝은 표정을 유지한다”고 칭찬했다. 또 “어린데도 대회에서 그렇게 잘할 수 있는 것은 심리적으로 강해서다. 그 점에 감명받았다”고 덧붙였다. 소렌스탐-로레나 오초아(멕시코)-청야니로 이어지는‘여제 계보’의 주인공으로 손색 없다는 평가로 들렸다.
소렌스탐은 “청야니의 독주를 막아설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매우 난처해했다. “잘하는 한국 선수가 워낙 많아 누구 한 명을 꼽기 어렵다”는 그는 “신지애, 최나연에게서 잠재력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렌스탐은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를 포함해 오초아, 청야니 같은 선수는 나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은 큰 나라가 아닌데도 좋은 선수를 무수하게 배출했다는 점을 지금보다 더 자랑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LPGA투어 정식 멤버가 되는 유소연도 후보가 될 수 있고 분명히 오초아나 청야니에 견줄 만한 선수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금까지 이룬 것들에 좀더 감탄해도 좋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한편 소렌스탐은 은퇴 후 재테크에 대해 묻자 “필드에서의 전략과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다. 무조건 홀을 노리기보다는 보수적으로 그린을 노리는 장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