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대규모 부양 없다

인민일보 4조위안 부양설 진화<br>"과잉생산·지방부채 문제로 장기 성장 발목잡을 우려 커"<br>"재정·세제 개혁으로 둔화 극복"

중국 정부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규모 경기부양 전망을 일축하고 중국식 경제개혁으로 경기둔화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경기 회복세가 꺾이고 있지만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과잉생산 문제와 지방정부 채무 문제가 장기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7일 "최근 제기된 4조위안(약 720조원)의 경기부양 재추진설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진화에 나섰다. 인민일보가 이례적으로 해외 투자은행(IB) 등에서 제기되는 경기부양설을 전면 부인한 데는 중국공산당과 중앙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커창 총리도 앞서 지난 15일 국무원 회의에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 주도 정책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새로운 위험요소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올 1ㆍ4분기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대규모 부양책이 다시 필요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인민일보는 "전문가들은 전통적 경기부양으로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혁과 구조조정 심화, 심층적인 제도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 계열 경제전문지인 경제참고보도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관계자를 인용해 "중앙정부가 7.5~8%의 성장률을 용인하는 상황에서 경제에 인위적인 자극을 줘 더 큰 부작용을 불러 일으킬 이유는 없다"며 "정부의 계획대로 경제가 운용되고 있고 관련평가는 3ㆍ4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중국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 거부에 시장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셴장광 일본 미즈호증권 아시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통화팽창 이후 주택 값이 상승하는 등 구조적 모순이 심해지고 있다"며 "화폐를 공급해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낡은 방법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고 은행과 지방금융 시스템에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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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리체제(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체제) 지도부는 현 경기상황의 유일한 해법은 경제개혁뿐이라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재정ㆍ세제 등을 개혁해 기업의 조세부담률을 감소시키고 점진적 금융시장 개혁을 통해 기업의 조달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리 총리는 감세만으로도 연간 1,200억위안의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을 거부하는 것은 실상 재정수입이 예상만큼 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신형도시화로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지만 재정수입은 두 달째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3ㆍ4분기까지는 기업이익과 부동산 거래 감소, 구조적 감세 등의 여파로 중국 정부의 재정수입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앙정부의 투자보다는 민간투자를 끌어들이려는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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