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환율에 수입용품·의약품 공급 차질/병원들 진료중단 우려

◎인공판막·X레이필름 등 고갈/수술연기 사태까지고환율파동으로 일선 병원에서 수입의약품과 의료용품이 고갈돼 수술을 할수 없는 등 병원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3일 대한병원협회와 일선 병원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경우 1천여종의 의약품중 30%가 넘는 3백70여종이 국내 제약사에서 공급받을 수 없는 등의 이유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환차손 부담이 커지면서 이들 약의 공급이 중단된 상태이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의약품원료 수입상 및 의약품 수입상들이 현 입찰가격으로는 공급할 수 없다며 「공급포기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환자수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환자 대부분이 치료가 어려운 중증질환자들이어서 전문의약품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그 부작용이 크다. 서울대병원 박용현 부원장은 『하루하루가 의약품 구매 전쟁중』이라며 『의약품과 의료용품 가격폭등 및 재고부족으로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진료중단이란 최악의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진단용시약과 인공판막·인공관절·X레이 필름 등 의료용품 공급의 중단사태가 나타나면서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C병원은 지난 19일 1백% 수입인 인공관절 공급이 중단돼 퇴행성관절염 환자 2명의 수술날짜를 아예 내년초로 연기했다. 또 유명 대학병원인 S병원은 최근 의료용품 수입업체가 1백% 수입품인 인공심장판막 등의 공급을 중단, 재고 10여개만으로 심장병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기로에 있다. 이 병원 외과과장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인공심장판막·인공관절 심지어 X레이필름 등의 재고분이 바닥나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수술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종합병원들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필수적으로 시행하는 혈당지수를 알아보는 진단시약이 부족, 하루 4회씩 실시하던 것을 3회로 줄이고 내년초부터는 절반인 2회로 줄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X레이 필름을 공급하고 있는 방사선재료대협회 관계자도 『병·의원에 공급하는 X레이 필름 재고량이 거의 바닥났으며 은행에서 신용장(LC) 거부 등으로 수입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며 『가격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X레이 필름공급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신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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