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원룸보다 편의시설 등 매력… "매달 임대수익 쏠쏠하죠"

시장 침체로 시세차익 힘들자 부각<br>주택패러다임 변화따라 공급도 봇물<br>수직 증축 허용 중대형 단지 중심<br>'한지붕 두가족' 리모델링 활기 띨듯<br>인근 업무시설 등 배후수요가 관건

1~2인 가구의 증가와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가속화됨에 따라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세대구분형 아파트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세대구분형으로 지은 흑석한강센트레빌 전경(위)과 지난 2011년 입주한 광명시 해모로 이연 141㎡ 평면. /사진제공=동부건설



지난해 말 신축 아파트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 센트레빌2차' 에 입주한 딩크

족A씨는 현재 전용 84㎡ 규모 세대구분형 아파트(멀티홈)에 거주중이다.


방이 2개 딸린 전용 64㎡형에는 현재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내와 거주하고 전용 20㎡규모의 원룸에는 인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에게 임대를 줬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60만원으로 설정해 매달 60만원의 별도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A씨는 "자녀 계획이 없기 때문에 큰 평수의 아파트가 사실 필요하지 않았다"며 "일단 새로 지은 아파트이기 때문에 인근에 노후한 다세대 주택이나 원룸보다 월세를 높여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고 말했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주택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라 주택을 통한 시세차익보다는 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A씨의 사례가 이 같은 경우다. 건설사들도 이 같은 주택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차별화된 평면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중소형 주택에 거주하면서 매달 꼬박꼬박 연금과 같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세대구분형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는 것.

세대구분형 아파트는 인근 원룸이나 도시형오피스텔과는 달리 주차장 면적의 구애를 받지 않고 대단지 아파트의 편의시설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급 임대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했기 때문에 사업성이 부족해 중대형 주택을

소유했음에도 적극적으로 주택 리모델링에 나서지 못했던 분당 등 일부 단지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시세차익이 어려워진 만큼 매달 월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기존 중대형 주택을 활용해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세대구분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이라며 이라고 전망했다.

세대구분형 아파트의 개념과 공급단지, 투자시 유의점에 대해 알아본다.


◇'한지붕 두 가족' 아파트 공급 봇물=과거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던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한지붕에 2세대 이상 거주하면서 서로의 독립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멀티홈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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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한이 지난달 대구혁신도시에 공급한 '대구혁신도시 서한이다음'은 전용 84㎡B 타입을 현관에서부터 2가구로 분리, 전기와 가스ㆍ난방 등 배관까지 모두 별도로 두는 특화 세대 분리형 평면을 선보여 2.43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서한 관계자는 "대구에서 처음 공개된 중소형 5베이 혁신평면과 다양한 제품특화 등이 소비자들을 감동시킨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이달 말 서울 마포구 현석동 일대에 선보이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도 주변에 서강대, 홍익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의 대학교가 밀집해 있다는 점을 감안, 전용 84㎡의 일부 타입을 수익형 평면구조로 설계했다.

대우건설이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대 분양중인 '거제 마린 푸르지오'는 전용 84㎡E타입의 1층 일부 가구에 한해 세대 분리형 평면을 공급했다. 일부 가구엔 외국인이 선호하는 테라스하우스를 조성해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하는 외국인 임대수요를 겨냥했다.

우남건설이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 분양중인 고양 삼송 우남퍼스트빌은 1층 전용 100~121㎡ 27가구 모두를 복층형 테라스하우스로 만들었다. 각 층별로 별도의 현관을 둬 세대분리가 가능하도록 꾸몄다.

롯데건설이 서울 용두동에 공급중인 '용두 롯데캐슬 리치'는 전용 114㎡B형 일반분양분 22가구를 세대 분리형으로 공급한다. 전용 114㎡B형의 경우 84㎡는 집주인이 살고 나머지 30㎡는 별도의 현관과 욕실을 설치한 독립된 가구로 설계돼 본 아파트에 바로 원룸이 붙어있는 형태다.

◇멀티홈 리모델링 활발 기대=정부는 지난해 5ㆍ10 대책을 발표하면서 리모델링 단지에서도 세대구분형 아파트 공급을 허용했다. 그 동안 세대구분형 공급은 신축 주택에만 허용됐지만 리모델링 사업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한 것. 2~3인이 거주할 수 있는 중소형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앞으로 세대구분형 아파트 공급은 소형 리모델링 단지보다는 중대형 단지에서 주로 추진될 전망이다. 중대형 아파트 단지의 경우 최근 정부의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으로 추가분담금이 줄어든데다 자녀들을 출가시킨 노년층의 임대 수익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리모델링을 추진할 경우 세대구분형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분당 야탑동 한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수직증축 허용으로 추가분담금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소형 주택으로만 구성돼 있는 단지의 경우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라며

"반면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활기를 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후수요 확보가 관건=전문가들은 세대구분형 주택 투자시 유념해야 할 가장 큰 포인트로 주변 지역의 탄탄한 배후수요를 꼽았다.

단지 인근 지역에 다세대와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등 대체 주거지가 많은 상황에서 임차인이 굳이 비싼 새 아파트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부분임대형 원룸의 임차인을 찾지 못하면 결국 사용하지도 않는 주택을 집주인이 모두 관리하는 셈이 된다"며 "인근에 업무시설이나 대학가가 밀집돼 있는 곳을 위주로 매입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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