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 무분별한 동전주 투기 삼가야

증권부 이준희기자

짤랑짤랑. 코스닥에 동전소리가 요란하다. ‘동전주’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동전주란 동전만으로도 살 수 있는 몇 백 원짜리 저가주를 부르는 다른 말이다. 동전주의 인기는 주가를 통해 잘 드러난다. 한국거래소(KRX)가 가격대별 주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과 비교해 지난달 26일까지 가장 많이 오른 가격대는 코스닥시장의 1,000원 미만 종목이었다. 이들 동전주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7.44%로 같은 기간 -6.02%였던 코스닥지수보다도 33.46%포인트나 더 높았다. 심지어 이 기간 4배 가까이 폭등한 동전주도 있었다. KRX가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1,000원 미만 종목의 호가단위를 5원에서 1원으로 내렸음에도 동전주의 열기가 꺼지지 않은 셈이다. 470선까지 내준 코스닥지수의 부진에도 동전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 동전주가 단지 싸다는 이유로 개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기의 수단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더구나 해당 기업에 대한 성장성보다는 단지 싼 주가만을 판단의 잣대로 삼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보유기간은 적어지고 언제든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 할 생각만 가득하게 된다. 이런 투기들이 모이면 주가는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춤을 출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저가주 업체로서도 주가 상승을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모래성이 언제 무너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800원대였던 주가가 지난달까지 두 배 가까이 오른 코스닥 상장법인의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최근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불씨가 갑자기 타올랐다가 꺼지니까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물론 주가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부실기업이라고 낙인을 찍을 수는 없다. 실제로 ‘지폐주’로 기사회생 한 후 우량주로 거듭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절대주가가 싸면 적은 금액으로도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작전에 노출될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혹자는 로또 한번 사는 셈치고 동전주를 산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동전주를 로또 사듯 10~20주씩 사는 사람은 없으며 반대로 로또를 동전주 사듯 몇 백장 사는 사람 역시 없다. “대박은 희망일 뿐 전략이 아니다”고 한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번스타인의 말을 떠올릴 때다. approac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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