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ㆍ내수위축`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내수 쪽 마케팅보다는 수출 쪽에 신경을 더 쓰는 것 같다. 수출호조세와 달리 내수부진은 바로 광고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광고비 지출을 위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광고경기의 예측지수인 광고경기실사지수(ASI)가 고개를 들고 있고, 광고매출도 점차 늘어날 기미를 보이는 등 오랫동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광고의 호전 징후를 감지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최근 업종별 4대 매체 기준 3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ASI를 조사한 결과 2월 전망치가 113.5를 기록해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연속해서 100 이하를 기록하다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ASI가 `100` 이상이면 광고경기의 호전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지수는 어디까지나 피조사자들의 감에 의한 예측치일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광고비 동향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접수된 3월분 방송광고 신청 광고주가 눈에 띄게 증가, 광고경기 회복세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3월 방송광고 판매액은 지난 2월 대비 10%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고춘호 광고공사 영업정책국장은 "3월부터 KBSㆍMBCㆍSBS 등 TV 3사를 중심으로 방송광고 신청액이 늘었다"면서 "이는 위축됐던 내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업들의 기대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한편으로는 봄부터 광고주들이 예산을 늘리는 계절적 수요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광고산업의 호전을 예측했다. 광고회사의 인쇄매체 광고담당자들도 인쇄매체가 매체 속성상 방송매체의 상승 분위기를 따라가므로 곧 상승 신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같이 광고시장의 활황이 내수시장 전반의 활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마음은 봄 처녀를 기다리는 총각의 마음만큼이나 설레고 있다.
`조류독감` 때문에 극도로 위축됐던 닭고기 소비가 살아나 축산농가에 잃었던 웃음을 찾아주고 있다. `내수부진`으로 인한 `광고기피증`으로 불황의 터널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광고산업도 이제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같은 예측은 호전된 `ASI`와 `방송광고시장 상황` 등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모처럼 광고시장에 움트기 시작한 희망의 싹이 우리 경제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양정록<생활산업부 차장>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