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귀고 있다고 밝힌 뒤 2승을 올렸으니 결혼 한 뒤에는 3승쯤 하고 싶어요.”
오는 20일 프로야구 두산 소속의 손혁(30)과 백년가약을 맺는 한희원(25ㆍ휠라코리아)은 “결혼 후에는 더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연인 사이임을 밝힌 뒤 “한층 마음이 편해졌고 더 잘해야 겠다는 욕심도 생겼다”는 한희원은 “그 덕분에 LPGA 첫 승에 2승까지 거두며 데뷔 이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또 “소속사인 휠라 코리아와 만족할만한 재계약도 하는 등 좋은 일만 있었던 것 같다”며 결혼 이후에도 “반가운 일들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희원은 최근 휠라코리아와 3년간 총 30만 달러에 달하는 조건으로 재 계약했다.
타이거 우즈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 골프계에서는 결혼이 운동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한희원은 “긍정적인 영향”을 100% 누리고 있는 셈. 운동을 하면서 만나 서로 격려하며 사랑을 키웠기 때문인 듯 했다. 운동 선수로서 힘들었던 시절을 지켜봤던 것도 기량향상에 자극제가 된 것 같았다.
한희원은 지난 데뷔 첫 해인 2001년 월요 예선전에 11번 나가 7번이나 본선 티켓을 거머쥐는 악착 같은 강행군으로 그 해 LPGA신인왕을 차지했다.
“그 때 피를 7번이나 뽑으며 건강 상태를 체크 했고 피로가 쌓여 간 수치가 급증하는 등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한 한희원은 “전화로나마 위로와 격려를 받았던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또 “오빠도 어깨 부상으로 힘들어 하고 있었던 만큼 내가 잘하면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화를 통한 격려와 위로`는 결혼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즌 중에는 떨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희원은 “붙어 있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며 “괌으로 신혼여행을 가서도 하루쯤만 쉬고 함께 운동하러 갈지도 모른다”며 활짝 웃었다.
신혼여행 직후인 내년 1월10일 미국으로 건너가 “동계훈련에 돌입할 것”이라는 한희원은 “아직도 조금 모자란 듯한 숏 게임을 보강하고 체력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27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내년에는 “조금 덜 뛰면서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체력을 아끼면서 우승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
한 선수는 “모든 면에서 100점을 받을 수는 없지만 골프 선수 외에 아내와 며느리 등 새로 맡게 된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