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3단톱“우리말 잊지 않도록 힘 닿는 대로 지원하겠다.”

20여년간 中옌볜대 한글 자료 지원 해 온 표언복 목원대 교수

20여년 가까이 중국 조선족의 인재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한글도서를 기증해 온 학자가 있어 화제다. 8일 목원대에 따르면 국어교육과 표언복 교수는 1992년부터 중국 옌볜(延邊)대학 조선어문학부에 국내 문학 서적과 한글교육 자료 등을 보내주고 있다. 중국에서도 조선학 연구의 중심인 옌볜 대학 조문학부는 국가 중점육성 학부 3곳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권위가 높다. 그러나 중국에서 한국문학 관련 자료를 구하기 쉽지않아 연구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표교수는 “대학 간 학술교류 차원으로 1992년 조문학부를 처음 방문했을 때 한국문학 관련자료라고는 북한에서 발행한 정치선전물 수준의 자료만 몇 점 있을 정도라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귀국하자마자 표교수는 한국 문학연구의 기본교재라 할 수 있는 이광수ㆍ김동인 전집을 포함해 자신의 책꽂이에 꽂힌 책부터 보냈다. 도서기증 대상은 옌볜대에 그치지 않고, 2000년대 들어 랴오닝성의 지린대, 낙양외국어군사학교, 베이징 중앙민족대학, 칭다오 해양대학 등으로 확대됐고, 지금까지 모두 1만여권이 넘는 책을 기증했다. 표 교수는 “옌볜대 외에는 모두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0년대 이후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대학들로 한글 교재가 태부족”이라며 “중국 조선족은 우리 문화와 언어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표적인 동포사회인데 중국 국력이 커지고 경제상황이 좋아지면서 자꾸 중국으로 동화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민족성 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인데 모국어와 멀어지게 되면 조선족의 장래를 낙관할 수 없다”며 “조선족이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희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