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를 합병해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들에 투자하는 랩 상품이 출시됐다.
지난해부터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증시 입성이 활발해지자 이를 활용한 금융투자상품도 등장한 것이다. 최근 각 증권사가 경쟁적으로 스팩을 내놓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말부터 성공적인 합병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 앞으로 스팩을 활용한 상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006800)은 스팩 투자 일임 상품 운용 경험이 있는 리코투자자문과 연계해 업계 최초로 '자문형 스팩 랩'을 출시하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사모형식으로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이며 100억원 한도로 운용한다. 전체 운용금액의 절반은 스팩 10개 종목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고채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담을 예정이다. 수수료는 평균잔액의 1.5%이며 중도환매수수료는 없다.
함대성 랩상품부 차장은 "올해 상장할 예정인 스팩이 28개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해 스팩 일임 운용에서 좋은 성과를 낸 리코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지난해 상장된 2년 차 스팩과 새로 상장하는 스팩들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 차장은 이어 "지난해 상장한 스팩들은 올가을께 합병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수익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코투자자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임형으로 스팩 전문 운용상품을 다루는 자문사다. 지난해 10월 리코투자자문의 일임형 스팩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이날까지 수익률이 16.57%에 달한다. 리코투자자문은 그동안 스팩을 상장해 합병에 성공한 사례가 많은 증권사, 스팩이 합병을 추진하는 사업 분야와 미래 사업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스팩은 대부분 투자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기 때문에 합병에 실패해 해산되더라도 원금과 은행 이자 정도는 얻을 수 있어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투자상품"이라며 "스팩을 운영하는 주체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기관투자가들의 과거 실적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