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포럼의 전체 내용을 두고 "핵심을 잘 짚은 논의였다"고 평한 뒤 "결국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10년간의 해외 자원 개발에서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얻은 것이 있다면 바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발제 과정에서 나온 '징비록'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정말 징비록을 써야 한다면 단죄도 단죄지만 야전에서 뛴 10여년간 축적된 인력 풀을 잘 보호하고 관리하면서 이 풀을 잘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패의 경험도 자산으로 축적해야 좀 더 탄탄한 미래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교수의 지적에 앞서 전문가들은 해외 자원 개발 실패로 해외 투자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비록 최근 유가가 다시 오름세에 있지만 과거와 비교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저유가 기조에서 투자를 늘려야 장기적으로 에너지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은 "신재생·화석연료·원자력 등 에너지 정책은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마련해야 한다"며 "과거의 잘못된 투자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의 주문도 쏟아졌다. 심승택 베인앤컴퍼니 이사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며 "선행지표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가격 변화를 예측하고 거기에 따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권규섭 SK E&S 상무는 "석탄 소모를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늘리는 구도로 배출권거래제가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남성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은 "에너지 신기술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저유가와 같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에너지 산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