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여름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닭고기ㆍ맥주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 시즌까지 겹치면서 관련주들에 대한 증시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실제로 여름 수혜주로 꼽히는 대표 종목들의 경우 기대와 달리 매년 6~8월의 주가 흐름은 시원찮은 것으로 나타나 '여름'만 믿고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대표적인 여름 수혜주로 꼽히는 하림과 빙그레ㆍ하이트맥주의 최근 10년간 6~8월의 주가흐름을 분석한 결과 기대와 달리 주가는 되레 하락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표적인 육계업체인 하림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6~8월의 주가를 보면 총 30개월 동안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7개월에 불과했다. 여름철만 놓고 본다면 상승할 확률이 23%에 불과한 셈이다. 아이스크림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빙그레 역시 같은 기간 30개월 중 단 7개월만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나 여름 수혜주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했다. 주로 여름철에 소비가 늘어나는 하이트맥주의 경우 하림이나 빙그레보다는 여름철에 주가가 오른 경우가 많았지만 이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이트맥주도 2000년 이후 30개월 동안 여름철에 주가가 오른 경우는 13개월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이트맥주의 경우 특히 7월에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10번 중 6번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닭고기주의 경우 여름철에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것은 심리적인 기대감일 뿐"이라며 "주로 소비보다는 조류독감이나 사료값의 움직임 등에 주가가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월드컵 시즌까지 겹쳐지면서 닭고기와 맥주 관련 업종이 특히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거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과 2006년을 참고하더라도 월간 주가 상승률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수혜주로 지목되더라도 '반짝 반등'에 그친 후 주가는 결국 제자리로 찾아오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종록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실적이 월드컵이나 무더위 등 단기이벤트 따라 크게 변하지는 않는 점을 볼 때 이 같은 재료만 믿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보다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펀더멘털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는 주류시장에서 막걸리의 붐이 일면서 국순당이 새롭게 여름 및 월드컵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유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월드컵과 함께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기존의 맥주 시장을 막걸리가 어느 정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순당의 주가 흐름에 주목할 만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조 연구원은 "막걸리는 맥주보다는 소주에 대한 대체성이 강한 주류"라며 "최근 막걸리의 호황이 맥주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