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남북 교류 없으면 북한 변화도 기대 못해"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서울경제신문 '대학생 시장경제 특강'

다양한 교류로 주민들 일깨워 북한 내부 스스로 바뀌게 해야

통일 선결과제 한반도 비핵화… 비공개적 자리서라도 대화를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29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연 '대학생 시장경제 특강'에서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남북관계와 국제정세'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5ㆍ24대북제재 조치는 그대로 두더라도 (청와대나 정부가) 새로운 (대북) 조치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주고 남북이 교류하는 단계로 가야 합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나경원(52·서울 동작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9일 숭실대에서 열린 '서울경제 대학생 시장경제 특강'에서 남북 교류협력과 통일을 위한 정부의 새로운 접근법을 주문했다.

나 의원은 5ㆍ24조치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의해 발생한 만큼 북한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를 내걸면서도 지금과 같은 형태로는 북한이 변할 수도 없고 통일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과의 교류확대에 있어 그동안 우리가 해준 만큼 얻으려는 '동시등가(同時等價)'를 원했지만 앞으로는 가능한 조금만 받더라도 교류하는 '동시대가(同時代價)'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북한 정권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북한 주민의 변화를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다양한 교류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을 접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북 전단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지만 관련 단체가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이용해 주민안전을 불필요하게 위협하지 않는다면 금지하기보다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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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위한 선결과제인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도 언급했다. 북핵 문제를 방치해 북한의 핵 능력이 더욱 고도화됐다며 중간목표를 세우고 비공개적으로라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제외한 주체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 중국을 통해 북한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 의원의 생각이다.

나 의원은 "지난해 초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잘한 분야로 외교정책이 손꼽혔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미국·중국·일본 등과의 외교정책이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최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이나 아시아개발은행(AIIB) 가입 등을 놓고 정부가 취한 모호한 자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사드는 우선 정부가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무기체계인지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사드를 두고 "필요한 무기체계"라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배치'와 '도입'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보호를 위해 자신들이 배치하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가 먼저 나서 도입하는 것은 비용 문제도 있고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AIIB 가입도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한 학생이 "중국에는 실리를 줬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묻자 "어차피 가입하기로 했다면 좀 더 일찍 해서 우리의 권리를 더 얻어냈어야 했다"며 "실질적인 유라시아 구상 등 많은 이니셔티브(주도권) 기회를 놓쳤다"고 나 의원은 설명했다.

최근 한일 관계의 경색을 최대의 외교실패로 꼽은 나 의원은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 아베 신조 정권의 몰역사성을 지적하면서도 "(우리 정부도) 모든 문제 앞에 역사 문제를 갖다 댄 것이 한일 관계를 빡빡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역사 문제는 기존에 해왔던 대로 한 축으로 풀어가고 경제·문화 등 교류를 활발하게 풀어가야 한다"며 '투 트랙 전략'을 제안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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