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대금 선납 크게 늘어
시공회사 부도땐 낭패 재무상태 잘살펴야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5~6%선으로 하락하면서 아파트 분양대금을 일시에 선납하는 계약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도금 등을 선납하면 10% 분양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취득ㆍ등록세 산정 역시 할인된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11% 정도 저렴한 값에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어 은행에 넣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공사가 부도날 경우 부도이후의 선납 분양금은 분양보증 대상이 아니어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만큼 시공사의 재무구조나 경영상태등을 잘 살펴야 한다.
1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금리하락에 따라 우량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분양가 선납 비율이 크게 늘고있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좋지않은 업체의 경우 한부신 부도 여파로 인해 계약해지가 잇따르는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건설업체간 희비 엇갈려=삼성물산주택부문ㆍ롯데건설ㆍ동부건설 등 재무구조가 좋은 일부업체엔 최근 들어 분양가를 선납하는 계약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선납비율이 지난해 12월엔 3%이었으나 올들어 1월에는 5%, 2월에는 지난 10일 현재 4%선을 기록하는 등 건설업체 부도 공포증 확산에 상관없이 증가추세에 있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금리가 하락하자 분양대금 선납시 할인혜택을 묻는 문의전화가 급증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2월 선납비율이 IMF 이후 최고치인 7~8%선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로 40평형 이상 대형 평수에서 중도금 일시 납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최근 분양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캐슬파인 주상복합 단지는 분양자의 30% 가량이 분양대금 전액을 이미 납부했다. 64ㆍ70평형 102가구인 이 단지는 80가구가 분양됐는데 이중 30명이 10%의 선납할인률을 적용받았다.
이 회사 분양영업부 송용환 과장은 "강서구 화곡동 롯데 낙천대 등 다른 단지도 분양대금 전액을 납부한 계약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선납비율이 지난해 말에 비해 3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분양영업부 오승중 과장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동부센트레빌 단지를 비롯 서울에서 분양대금 선납 계약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입주 전에 무ㆍ유이자 이주비를 갚은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LG건설ㆍ두산건설 등 다른 업체도 분양대금 선납 계약자가 늘면서 중도금 납입비율이 높아졌다.
반면 청산 위기에 처한 동아건설과 한부신ㆍ코레트신탁 뿐 아니라 지명도가 낮은 중소업체엔 계약해지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도금ㆍ잔급 납부율도 현저히 하락,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전 사업장의 동반부실이 우려된다며 걱정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점은 없나=2억5,000만원짜리 38평형 아파트의 분양가를 일시에 선납하면 할인율과 취득ㆍ등록세 등을 감안해 볼 때 11% 정도 싼 2억2,250만원에 매입하는 셈이다.
중도금을 횟수에 맞춰 납부한 일반계약자보다 2,700만원 가량 싸고 은행 이자수익보다도 낫다.
그러나 선납된 분양대금은 분양보증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게 단점이다. 대한주택보증 한 관계자는 "부도시점 이후 들어간 중도금ㆍ잔금은 보호를 받지 못한다"며 "업체의 재무건전성 등을 잘 살펴 선납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