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 해결책 "G20 공조로" "정책 영향력 없을 것" 엇갈린 시각

[서울포럼 2010]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사공일 G20정상회의준비위원장 특별대담<br>"美 경제 '더블딥' 우려 있지만 달러화 위상 앞으로도 건재할것"<br>"자동차 분야 반대의견 여전 불구 오바마 한미FTA 통과 총력 예상"

7일 오후 열린 ‘서울포럼 2010’ 특별대담에서 마틴 펠드스타인(왼쪽) 하버드대 교수와 사공일 G20정상회의준비위원장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공 위원장은 G20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이호재기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상황이 계속 암울해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주요20개국(G20) 국가들이 공조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사공일 G20정상회의준비위원장)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내려져도 개별 국가들의 정책입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마틴 펠드스타인 미 하버드대 교수) 서울경제신문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서울포럼 2010’에서 사공일 위원장과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는 ‘글로벌 경제에서 있어 G20의 역할론’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글로벌 경제의 변화 양상’을 주제로 한 특별대담에서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오며 서로를 서슴없이 ‘친구’라고 지칭하는 사이인 만큼 격의 없이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대담 내용. -사공 위원장=달러화 가치 및 역할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달러화의 위상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펠드스타인 교수=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5%에 달하는 대규모 무역적자가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기 전부터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유로화 평가절하는 많은 불확실성을 증폭시켰으며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유로화 위기 발생 이전에는 달러화 수요가 유로화로 옮겨오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구축됐는데 유로화 위기 이후에는 이런 현상이 사라질 것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유로화로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투자의 개념으로 수출과 수입의 갭(차이)을 줄이기 위해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좀 더 다양화하기 위해 달러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달러의 역할은 다소 줄어들 것이다. -사공 위원장=하지만 달러화의 위상은 앞으로도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며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펠드스타인 교수=최근 몇 분기 동안 경제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만약 3분기 연속 경기가 둔화된다면 더블딥이 나타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보다 더 낮을 수도 있고 경기둔화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사공 위원장=미국 경제성장률 2.5%는 G20의 역할을 감안해서 전망한 것인가, 아니면 G20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보는 것인가. ▦펠드스타인 교수=미국 정책이 G20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내 친구인 사공 위원장이 오는 11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의의 준비를 맡고 있기는 하나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G8이나 G20와 같은 회담이 열려도 미국의 정책입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공 위원장=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을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2의 대공황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산업생산이 둔화되고 주식시장이 폭락했으며 무역이 급감하는 등 위기 초기 국면이 대공황이 발생했던 지난 1930년대와 거의 흡사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공황만큼 불황의 폭이나 골이 깊지는 않다. 이는 전세계 정책입안자들이 G20과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공조한 것이 방어기제가 된 것 아닌가. 미국의 경제상황이 계속 암울해지고 있는데 그럴수록 G20은 공동체로서 활동해야 한다. ▦펠드스타인 교수=각 국가가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실시한다면 1930년대보다 훨씬 많은 돈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런던에서 열린 G20정상회의를 전후해 살펴보면 미국이 단행한 경기부양책은 G20정상회의 결과로 이행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독자적으로 시행한 것이다. G20정상회의가 미국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사공 위원장=G20은 가장 최상의 그룹으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국이 함께 노력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정상들이 모여 약속하는 자리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 제안하는 것은 G20 국가들이 약속한 것을 행동에 옮기자는 것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무역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이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상원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자동차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의견이 있지만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FTA 통과를 지지하며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 FTA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FTA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사공 위원장=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강하게 정치적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상당히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 그래서 무역장관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라고 했고 몇 개월 남지 않았지만 G20정상회의에서 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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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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