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국민회의] 김원길 의장 왜 경질했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을 교체한 것은 최근 당정간의 혼선과 마찰에 대한 인책의 성격이 짙다.이와 함께 김종필(金鍾泌) 총리의 손을 확실하게 들어 줌으로써 내각제 문제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공동여당간 마찰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후임에 장영철(張永喆)의원을 임명함으로써 최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국민회의내 영입파들을 달래는 포석도 더해졌다. 당정은 최근 국민연금 확대실시 시기를 둘러싸고 16대총선 이후로 연기하자는 국민회의측과 예정대로 4월부터 실시해야 한다는 보건복지부 방침이 엇갈려 혼선을 거듭하다 13일 국정협의회를 통해 4월부터 실시키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이 과정에서 金의장은 행정부의 방침과는 달리 연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당정간 마찰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여권 핵심부는 새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띠고 있는 재·보선에서 당정간의 정책혼선이 쟁점으로 부상할 경우 악재가 될 수 있는 만큼 그 파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金대통령은 金의장이 국민연금 확대실시 시기문제에 대해 최근 행정부의 방침과 달리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마찰이 있는 것처럼 비친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金의장도 최근의 국민연금 파동 등 각종 정책을 놓고 벌어진 당정간 갈등과 마찰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당 지도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金의장 경질은 김종필(金鍾泌)총리에 대한 「배려」의 성격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金총리는 국민연금실시 시기를 놓고 국민회의가 정부측 방침과 달리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는데 대해 고위당정에서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4월 실시 방침을 밀어붙였다. 金총리는 최근 국민회의에서 정부측과 상의없이 정책을 함부로 「재단」하는데 대해 불쾌감을 보였으며 이런 가운데 설훈(薛勳) 국민회의 기조위원장의 내각제 연기발언까지 나오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金총리 측근들 가운데는 최근 국민회의의 행태가 「金총리 흔들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金대통령은 지난 주말 김정길(金正吉)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金의장과 薛의원을 강하게 질책했으나 앞으로의 당정운영 및 공동여당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와 함께 金의장의 개인사정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5월 정책위의장에 올라 15대 대선과정에서 정책사령탑으로 맹활약한 金의장은 특히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입원을 하기도 했었다. 한편 金대통령은 개각의 폭과 시기에 대해서도 한참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조직개편작업이 진행중에 있기 때문에 이것이 완료되는 4월중에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선길(金善吉)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추가 한일어업협정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을 경우 곧바로 경질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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