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의 국제화에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미술시장에서의 인정뿐 아니라 비엔날레 참여와 유명 컬렉션 소장의 이력, 학술적 접근의 기회를 확대해 ‘미술 인프라’를 구축해나가야 합니다.” 독립 큐레이터 이원일(49ㆍ사진)씨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 주요 전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인 큐레이터로는 처음으로 ‘프라하 비엔날레(5월14일~7월26일)’에 한국 별도 전시관을 마련해 기획을 맡았다. 이씨는 이 행사에 하종현ㆍ이기봉ㆍ정연두ㆍ이길우ㆍ김기라ㆍ함경아ㆍ이광호ㆍ문성식ㆍ하봉호ㆍ강운 등 10명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유럽ㆍ미국이 중심이 돼 현대미술 흐름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아시아에서는 중국ㆍ일본이 우선권을 가진 게 현실”이라며 “아시아 미술시장은 최근 중국ㆍ인도가 급성장했고 yBa(young British artistㆍ데미언 허스트 등 젊은 영국작가그룹)을 키운 사치(Saatchi)는 요즘 중동 미술에 관심이 많은 상황인 만큼 우리도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프라하 비엔날레 기간이 베니스 비엔날레, 바젤아트페어와 겹쳐 미술계 유력 인사들이 많이 방문해 한국 작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 기획자들이 국제 미술계의 주요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야구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 못지않게 의미가 있는 만큼 미술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BSI문화재단의 공동 큐레이터로 선임된 것 역시 ‘한국 미술 알리기’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BSI재단은 지난 1873년 스위스 루가노에 설립된 은행의 문화재단으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품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이씨는 “총 13명의 큐레이터 중 아시아 미술 부문을 맡아 연간 20억원(120만유로) 이상의 예산으로 한국과 아시아 작가의 작품 컬렉션과 연 1회 한국 작가 특별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10년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기념한 야외 조각전 및 미디어 비엔날레에서도 한국섹션 커미셔너로 임명됐다”며 향후 일정을 소개했다. 이씨는 2007년 독일 ZKM미술관 10주년 기념전 ‘아시아 현대미술제’ 총감독, 지난해 스페인 ‘세비야 비엔날레’ 공동감독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