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본] 경제회복 '중대고비'

10월중 각종 지표가 경기둔화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한데다, 정부의 각종 대응에도 불구하고 엔고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30일 일본 총무청 발표에 따르면 실업률은 지난 7월 최고치인 4.9%에서 차츰 내려가다 9월 이후에는 4.6%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주택건설과 가계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10.5%로 최고치를 기록한 주택건설비율은 10월말 현재 최근 5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대비 0.6%포인트가 떨어졌다. 봉급생활자들의 가계지출도 줄어 10월의 소비율은 전년동기비 2.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경기회복을 알리는 민간부문의 수요는 아직 침체 일로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불안한 회복세에 놓인 일본 경제가 엔고 추세에 밀려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맞이했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 상품이 가격경쟁력을 상실, 일본 경제의 10%에 달하는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며칠간의 엔고는 당장 상승가도를 달리던 도쿄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 2만포인트를 바라보던 닛케이 지수를 하락세로 반전시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DKB경제연구소의 경제분석가인 다케다 아츠시는 『엔화강세는 일본경제를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달러당 100엔대에 근접한 엔고가 지속된다면 일본기업들은 견디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日銀)은 1일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총재 명의로 된 담화문을 발표, 엔고 저지를 위한 총력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일은은 담화문을 통해 『외환시장에 대한 대장성의 입장을 지지하며, 가능한 빨리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선언,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지체없이 공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일은이 엔고 저지를 위해 공식 담화문을 발표하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 29일과 30일 연 이틀에 거친 외환시장 개입이 모두 실패로 끝남에 따라 막다른 길로 몰린 일은이 배수진을 친 셈. 그러나 가시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사히(朝日)은행의 외환딜러인 에가와 노보루는 『중앙은행이 이틀 연속 20억달러 규모의 엔화매도에 나섰지만 미국과의 협조개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효과는 거의 없었다』며 『일본 정부의 단독개입이 계속되는 한 엔화강세의 고삐를 죄는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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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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