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감의 최대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대출의 80% 이상을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만큼 밑바닥 경기가 살아날 경우 실적 회복 가능성도 은행업종 중에서 가장 높다는 평가다. 또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개선돼 그 동안 주가 저평가 요인이었던 자산건전성 우려도 거의 해소된 상황이다. ◇내수 회복에 실적 개선 기대= 기업은행이 최근 2,064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는 128를 기록했다. BSI가 100을 넘을 경우 전분기보다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았다는 뜻으로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가 ‘비관’에서 ‘낙관’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전문이라는 점에서 다른 은행보다 더 의미가 있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삼성증권도 “고객들이 대기업 수주를 받는 우량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라 여신 확대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기업은행이 경기 회복 때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1만400원을 제시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돌파 이후 수출주보다 내수 관련주가 부각될 것”이라며 “1분기 실적 발표 때 새 모멘텀이 기대되는 대형 정보기술(IT)주와 더불어 내수 및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주에 비해서도 주가 상승 탄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종증권은 “은행주의 경우 내수 회복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가계의 소득증가 부진, 업종내 경쟁 심화 등에다 외국계의 공격적인 영업전략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저평가 정도, 제조 중기 중심의 안정된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할 경우 기업은행을 우선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저평가 해소로 주가상승 가능= 그동안 기업은행 주가가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유는 자산건전성 우려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부실 대출 규모가 클 것이라는 선입관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소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연체율은 1.4% 수준으로 업계 평균 1.7%보다 훨씬 낮다”며 “10년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매일 자산건전성을 관리하면서도 공격적인 여신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재철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은 지난해 4ㆍ4분기 중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2.19%로 전분기보다 0.59%포인트 하락, 지난 2001년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상대적으로 신용 위험이 큰 신용카드 부문의 개선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등 자산건전성 우려는 해소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가가 지방은행보다 저평가된 상황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증권은 “주가가 지나치게 할인돼 있는데다 신용카드 부문의 추가악화 전망 등의 악재들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앞으로 1년간 다른 은행과 밸류에이션 갭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투자의견 ‘비중 확대’와 목표가 1만1,000원을 제시했다. JP모건증권은 “올해 실적도 지난해보다 60% 가량 개선되고 대출 증가율도 다른 은행보다 높을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배당 확대, 투명성 강화 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동원금융지주와 포괄적 업무 제휴 체결도 호재 요인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번 제휴로 투자은행업무(IB)와 상품 공동개발 및 교차판매,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연간 200억~300억원 이상의 추가 수익이 발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긍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민영화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지분 22.7%가 우선 매각될 수 있다는 게 부담 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유동성 부족 상황이 개선돼 기관 투자가의 관심이 커진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물량 부담이 커져 주가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