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가 폭등 그 원인과 전망

이라크.유코스사태로 인한 수급불안연내 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국제유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와 이에 편승한 투기적 매수세의 유입으로인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격이 44.84달러로 마감돼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도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종가가 전날에 비해 배럴당 93센트(2.3%) 상승한 41.5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의 유가 급등세는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국제원유시장에 이라크 석유수출 중단 가능성과 러시아 유코스 사태의 악화라는 악재가 잇따라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미국 경제의 회복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공급부족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사이드의 불안요인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급격한 심리적 공항상태에 빠진 결과라는 것이다. 원유에 대한 국제수요가 하루 8천200만배럴로 지난해에 비해 4% 정도 늘어난 데다 원유증산마저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주요 원유수출국인 이라크와 러시아의 불안에 대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불안심리는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이라크와 유코스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성질의 문제라는 점에서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불안상태를 틈탄 투기적인 매수세까지 가세하고 있어 국제유가 불안은 상당기간 계속될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라크 사태 - 저항세력이 석유생산과 수출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항상 있어 언제든 석유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날 유가 급등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바스라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 위협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사안이다. 실제 공격으로 인한 수출중단도 이미 여러 차례발생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이라크 원유수출의 90%에 해당하는 하루 180만배럴의 원유가 바스라 한 곳을 통해 수출되고 있어 저항세력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라크 사태는 단순한 `점령에 대한 저항' 차원을 벗어나 `미국에 대한 이슬람권 과격단체의 성전 양상'으로 확대된 상태여서 단기간 내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라크사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국제원유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코스 사태 - 유코스는 지난해 경쟁업체인 시브네프트를 합병, 세계 4위의 석유생산업체로 발돋움했지만 경영진이 집권층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으로 표명해오다 구속되고 34억달러라는 거액의 세금 추징조치를 당하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린상태이다. 한때 하루 206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던 유코스의 파산은 공급부족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어 국제원유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유코스 사태의 본질이 체납세액에 대한 당국의 추징과 이에 따른 갈등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회장 간정치적 갈등이라는 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러시아 정부는 동결했던 유코스의 금융계좌를 해제, 유코스 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9일에는 법원의 불법판결에도 불구하고 유코스 원유생산의 60% 가량을 담당하는 핵심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테가즈의 주식에 대한 동결조치를 강행, 파산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유코스는 국가가 자사의 금융계좌를 동결하고 주요 현금 수입원인 유간스크네프테가즈를 매각할 경우 빠르면 이번 달 안에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해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러시아 석유생산의 5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유코스의 생존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핵심 자회사 유간스크네프테가즈의 자산 동결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국제유가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코스 어떤 회사인가 - 유코스 사태 추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이는 것은 유코스가 세계 원유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호도로코프스키 전 회장이 설립한 유코스는 국영석유회사의 민영화과정에서 유간스크네프테가즈.사마라네프테가즈.톰스크네프트 유전을 인수하며 러시아내 2위 석유회사로 부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쟁업체인 시브네프트와 합병, 세계 4대 석유생산 회사로 발돋움했다. 유코스는 합병 당시 기준으로 시장가격 350억달러, 연간 매출 150억달러,하루 206만배럴의 생산능력으로 엑손모빌과 BP, 로열 더치 쉘에 이은 세계 4위 업체로 평가받았다. 최근 유코스의 하루 생산량은 170만배럴에 달한다. 러시아 생산량의 20%, 전 세계 생산량의 2%를 차지하는 셈이다. 유코스는 생산량 가운데 절반 가량을 수출하고있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테가즈는 총 원유매장량 108억배럴에 하루 100만배럴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유코스 전체 매장량의 70%, 생산량의 60%에 해당한다. ▲향후 유가 전망 - 시장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추가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5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이라크와 유코스 사태는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사안일 뿐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원유공급이 수요를 못 따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유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장의 불안상태를 틈탄 투기적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유가가 크게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지만 배럴당 50달러 이상 유지되면 수요위축과 생산증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배럴당 50달러 이상의 유가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덧붙였다. 이와 관련, 도이체방크는 산유국 가운데 두곳 이상에서 자연재해나 인위적 파괴행위 등으로 인해 석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현실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욕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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