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시장 트리플 惡材

부동산시장이 외환위기 때인 99년 상황으로 회귀할 조짐이다.▲분양권ㆍ신규분양 시장 위축 ▲재건축을 비롯한 일반 아파트 값 하락 ▲주택투자에 대한 불안심리 확산 등 트리풀 악재로 시장이 일시에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특히 `10ㆍ29대책`이후 5주째 전방위에 걸쳐 아파트 값이 하락, 거품은 빠른 속도로 제거되고 있으나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계약률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하락했고 미분양 물량도 큰 폭으로 늘고 있으며, 기존주택 거래시장은 완전 마비된 상태다. `9ㆍ5대책`과 `10ㆍ29 대책` 등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대세 하락국면 진입`과 `바닥권 도달`이란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도 외환위기 때인 99년의 부동산 시장과 흡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서울 11차 동시분양 1순위 접수 결과 경쟁률이 2.35대 1를 기록했다. 가을 분양시즌인 11차 동시분양에서 3대 1 이하로 경쟁률이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 연도별 11차 1순위 경쟁률을 보면 98년이 0.65대1 로 가장 낮았고 99년이 5.4대1, 2000년 3.47대 1로 저조하다가 2001년에 17.21대1, 2002년 무려 33.86대 1로 치열해져왔었다. 경쟁률 하락에 이어 분양권 값도 99년 전매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ㆍ지방 등은 물론 서울 강남권에서 조차 계약률이 20~30%대로 하락하고 미분양 물량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뱅크 자료에 의하면 서울은 올들어 최고점인 지난 10월 중순과 현재 가격을 비교해 보면 한달 보름 만에 7.8%가 떨어졌다. 98년 외환위기와 89년 토지공개념 도입 당시 1년간 서울 아파트 값 하락 폭이 각각 17.1%, 8%인 점에 비춰보면 하락 폭이 적지 않다. 경기도 재건축 아파트 값도 같은 기간동안 4.0% 하락했다. 이같이 급박한 상황반전으로 주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더욱 깊어지고 있는 추세다. 심리적 요인은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주택시장의 향후 추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뚜렷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추구하는 강력한 수요 억제를 통한 가격 안정 조치가 거품제거 등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워낙 단기간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주택시장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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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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