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점장의 역할

IMF전엔 전결 대출등 권한 막강…이젠 실적으로 평가 만능인 돼야

은행 지점장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막강한 대출권한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지역유지로 받들어지던 빛나는 자리였고, 신입은행원이 꿈꾸던 자리였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폭풍이 지나간후 지점장 자리는 경쟁에 이기지 못하면 바로 옷을 벗어야 하는 위태로운 자리로 바뀌었다. 시중은행 지점장의 평균연령은 45~50세. 때로 55세 정도까지 버티는 경우 주위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받는다. 지점장으로 살아남기가 그만큼 힘들어 졌다. 권한도 축소됐다. 외환위기 이전에 막강하던 지점장의 전결권은 사실상 없어졌다. 대출 승인은 본점에서 만든 획일적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대출 민원을 받을 일도 없어졌다. 하지만 각종 예금상품과 방카슈랑스 판매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여기에 대출을 늘려 이자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지점장의 가장 큰 과제는 실적이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지점장은 만능이어야 한다. 창구에서는 로비 매니저나 오퍼레이터가 돼야 하고 밖에서는 고객을 유치하는 영업직원으로 변신해야 한다. VIP 고객을 만날 때에는 직접 자산관리를 해주는 프라이빗뱅커(PB)의 역할도 한다. 정징한 우리은행 일산 탄현지점장은 “하루종일 눈 뜰 새 없이 바쁘다. 하루에 4~5군데 기업을 방문해 기존 고객의 경우 어려움은 없는 지를 파악해야 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지점장이 실적만큼이나 신경을 쓰는 사안은 조직관리다. A은행의 여의도지점장인 김모씨는 “지점장의 역할중 지점내 화합이 매우 중요하다”며, “전 직원이 자신의 위치에서 효율을 최대로 높일 수 있도록 보조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준호 PB사업본부 상무는 “지점장의 역할은 조직관리부터 영업까지 대단히 광범위하다”며, “앞으로 지점장은 고객을 직접 만나 자산관리를 상담하고 고객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시니어 PB’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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