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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계의 '큰 손'이 광주비엔날레 등 국제미술제를 기회로 한국을 찾는 9월을 겨냥해 화랑가의 야심 찬 기획전이 잇달아 개막한다. 아시아 최대의 국제 현대미술제로 자리잡은 광주비엔날레가 열릴 무렵이면 국내외 미술관장과 큐레이터, 평론가와 작가, 컬렉터 등이 '알아서' 한국행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1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획전을 여는 동시에 광주비엔날레 20주년을 기념하는 공동 포럼도 준비한 터라 한국 미술계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대형화랑 등은 이 기회에 주력 작가와 작품을 선보여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제갤러리는 지난해부터 기획을 준비해 온 대규모 '단색화전'을 28일부터 10월 19일까지 3개 전관을 통틀어 연다. 김기린,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정창섭, 하종현 등 단색화 원로 거장이 총출동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해외 경쟁력을 모색해 온 국제갤러리는 1960~1970년대 국내 화단의 독창적 사조였던 단색화를 재조명해 왔고 지난 6월 열린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에서도 단색화를 대거 선보여 '완판'을 기록하는 등 애써왔다.
갤러리현대는 내년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된 전준호의 개인전을 오는 29일 개막해 9월 28일까지 진행한다. 2009년 이후 문경원 작가와 협업해 카셀도큐멘타,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상 등을 휩쓴 전준호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인간 실존적 문제, 현상과 이상의 괴리 등을 주제로 설치·영상·문학 작품 등을 보여준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설치작가 김성환의 국내 첫 개인전이 30일부터 시작된다. 김성환은 영국국립미술관인 테이트모던이 신관 '더 탱크' 개관전을 연 작가로 일찍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 건축학과에 입학한 뒤 MIT에서 시각예술을 전공한 융합형 작가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전속작가인 인도의 수보드 굽타 개인전을 연다. 아라리오는 김창일 회장이 지난해 150억원에 매입한 고(故) 김수근의 '공간' 사옥을 미술관으로 새롭게 꾸며 다음달 1일 개관하고 10월에는 제주에도 미술관을 개막하며, 앞서 오는 29일에는 상하이 분관을 여는 등 아시아 전역을 겨냥한 국제적 행보를 펼치는 중이다. 학고재갤러리는 중국 현대미술계가 가장 중요하게 꼽는 작가 중 하나인 마류밍의 개인전을 시작했다. 남성 작가의 누드 퍼포먼스 영상 및 사진과 회화가 회고전 형식으로 선보인다.
또 서울 서촌의 갤러리 시몬은 미디어아티스트 강애란 이화여대 교수의 신작들로 개인전을, 갤러리 스케이프는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이형구의 개인전을 마련했으며 한국적 주제를 연구해 온 조각가 한진섭은 가나아트센터에서 7년만의 대규모 개인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