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그룹주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다른 기업들을 압도하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관련 그룹주 펀드의 수익률 역시 고공행진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주 펀드들은 최근 국내 펀드 시장에서 탁월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그룹주펀드는 상반기 수익률 상위 15개 펀드들 가운데 13개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성그룹주펀드는 수익률 상위를 거의 싹쓸이했다. 실제로 삼성KODEX삼성그룹주상장지수[주식]은 연초 이 후 8.55%의 수익률을 올리며 상반기 펀드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IBK삼성그룹[주식]A도 같은 기간 수익률 7.95%,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상장지수[주식]은 7,21%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밖에도 삼성 관련 종목을 기초로 한 그룹주펀드 중 수익률을 7% 이상 낸 펀드는 10개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주 펀드들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대신GIANT현대차그룹상장지수형[주식]과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주+상장지수[주식]은 각각 연초 이후 4.62%, 3.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0.31%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초과수익을 낸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룹주펀드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라서 수익률이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올해 초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국내증시에서 독주한 탓에 이들 펀드들의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108만원에서 지난 5일 기준으로 118만5,000원으로 마감해 9.7% 상승했다. 특히 한때는 14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대차 역시 23만원대로 올라서며 9.9%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7%)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이은경 제로인 펀드연구원은 "연초 이 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140만원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간 탓에 삼성그룹주가 돋보였다"며 "삼성그룹주펀드들은 삼성전자 말고도 삼성중공업 등 다양한 종목이 들어가 있어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기 좋다"고 평가했다.
또 삼성그룹주의 경우 유통을 제외한 거의 전 업종을 구성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주는 18개로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등 ITㆍ조선ㆍ산업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구성이 가능하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주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양화해 위험을 분산시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구조다"며 "그룹주펀드들의 대부분이 삼성그룹주인 이유는 이런 분산효과를 통해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펀드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대부분 현대차그룹주에는 삼성전자 등 우량종목이 하나씩 들어가 있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탓이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ㆍ4분기 6조7,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3ㆍ4분기에는 이보다 더 많은 7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역시 국내외의 완성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2ㆍ4분기에 사상최대 수준인 2조4,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차 그룹주의 수익률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삼성그룹주나 현대차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시장분위기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현대차 등 수익이 좋은 종목의 비중을 30%까지 높일 수 있어 유연한 운용으로 수익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부문의 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이들 펀드들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여건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