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연비 높아지고… 차체 작아지고… 미국차 잘나가네

8월까지 9,000여대 팔아 지난해보다 판매량 22%↑

日 2/3 수준까지 따라잡아

GM·포드·크라이슬러, SUV 등 라인업 대거 확대

수입차시장 판도변화 예고

크라이슬러 ''올 뉴 지프 체로키''

캐딜락 ''올 뉴 CTS ''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독일·일본차에 비해 연비가 낮고 디자인 경쟁력도 뒤처진다는 이유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으나 근래 들어 이러한 단점이 보완되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올 하반기에 신차를 속속 출시하며 독일과 일본 브랜드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를 흔든다는 전략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12만8,8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6%가 늘었다. 독일 브랜드 판매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9% 증가하며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미국 브랜드 판매량 증가다. 같은 기간 미국 브랜드는 9,085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다. 일본 브랜드는 1만5,044대가 팔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브랜드는 일본 브랜드 판매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올 들어서는 3분의 2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미국 브랜드의 약진은 포드가 이끌고 있다. 포드의 1~8월 판매량은 2012년 3,178대에서 지난해 4,576대, 올해 5,830대로 수직 상승했다. 2년 연속 수입차 전체 시장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를 나타내며 독일·일본 브랜드를 긴장시켰다. 크라이슬러 역시 8월까지 3,014대를 팔아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2.7% 증가했다. 특히 크라이슬러는 300C 3.0디젤을 제외한 전 차종에서 판매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게다가 지난 달부터 300C 3.0디젤을 300만원 깎아 파는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중이어서 판매량이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GM도 최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을 앞세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캐딜락은 독일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는 고급차 시장에서 8월까지 241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0%의 성장을 이뤄냈다.


미국 브랜드의 이 같은 성장세는 체질 개선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브랜드는 차체가 크고 튼튼한 장점을 가진 반면 연비가 좋지 않고 잔고장이 많다는 인식이 있었다.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선점하면서 미국 브랜드는 연비와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독일 브랜드에 밀렸다. 도로에서 고급 미국 세단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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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브랜드들이 연비를 개선하고 차체를 줄인 차종을 속속 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포드의 링컨 브랜드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포드는 최근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링컨 올 뉴 MKC'를 출시했다. 올 뉴 MKC는 링컨이 만든 최초의 콤팩트 SUV다. 포드에서도 럭셔리 브랜드에 속하는 링컨이 콤팩트 SUV라는 새로운 차종까지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미국 브랜드의 쇄신 노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크라이슬러도 하반기 시장 공략을 위한 카드로 '올 뉴 체로키'를 꺼내 들었다. 체로키는 1974년 처음 출시돼 2002년까지 250만대가 넘게 팔린 밀리언셀러 SUV 모델이다. 이번에 출시된 올 뉴 체로키는 특히 연비 개선에 신경을 썼다. 새로 장착된 ZF 9단 자동변속기는 고속에서 보다 낮은 rpm으로 주행이 가능해 6단 자동변속기에 비해 약 10~16%의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 디젤 모델인 올 뉴 체로키 리미티드 2.0 4WD모델은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35.7㎏·m의 힘을 자랑하면서도 복합 연비는 리터당 14㎞를 달성했다.

이 밖에 크라이슬러는 지난 2월 미니밴의 효시인 '그랜드 보이저'를 출시한데 이어 5월에 '지프 랭글러 폴라에디션', 8월에 '지프 랭글러 블랙 에디션'을 연이어 출시하며 한국 시장에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SUV와 미니밴 차량 중심으로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캐딜락도 프리미엄 중대형 세단 '올 뉴 CTS'를 이달 출시한 데 이어 올 연말에도 'ATS 쿠페'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 확충에 적극적이다. 캐딜락은 이 같은 라인업 확대를 바탕으로 브랜드 파워를 더욱 끌어올린 뒤 내년에는 판매량을 2,000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미국 브랜드들도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신차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며 "독일과 일본 브랜드에 비해 미국 브랜드들이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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