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인도 증시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인도 증시가 이미 충분히 올랐으며 일본 투자자들이한 발 늦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5일 보도했다.
AWSJ에 따르면 1년 전만 해도 일본의 인도 펀드는 1개 뿐이었고 규모도 2천만달러에 못미쳤으나 지금은 10개가 넘고 규모도 40억달러에 달하며 인도에서 새로 들어오는 해외 펀드의 절반이 일본 발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인도 증시가 지난 3개월 간 매주 신고가 행진을 벌이는데 일본자금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인도의 센섹스지수는 1년 전 일본인 투자자들이 몰려든 이래 50%나 뛰었다.
반면 중국 투자 규모는 그 사이에 70억달러에서 47억5천만달러로 떨어졌다.
일본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더 높은 이익을 쫓아 인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펀드는 2년 전에 인기가 높았지만 중국 증시가 15% 넘게 하락하는 바람에기대 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았고 같은 기간 인도는 90%나 올랐다.
또 중국에서 반일 시위가 벌어진 것도 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린 배경이 됐다.
일본의 인도 펀드들은 인도 증시에서 화학주인 리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회사인 인포시스, 자동차회사인 마루티 우디오그와 같은 블루칩 종목들을 사고 있다.
인도의 우수 기업들은 앞으로 3년간 연 20% 이상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며인도 전체로도 실질 GDP 성장률이 지난해 7%에서 올해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인도의 고성장은 저금리와 소비 확대, 수출 증가, 곡물 가격 상승 등에 의한 것이다.
중국의 경우도 지난해 9% 이상 성장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보이지만 일본 투자자들은 중국이 1980년대의 일본처럼 과열된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반면 인도는 이제 성장하기 시작했으므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노무라 자산운용의 요시히토 스즈키 이사는 "다들 중국 다음은 인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올 6월에 500억엔을 예상하고 인도 펀드를 내놨다가 첫날 1천억엔이 들어오는 바람에 하루만에 마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일본 자금이 너무늦게 들어간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과거 미국 부동산 시장 급등과 닷컴 열풍 등의 경우에 끝물에 들어갔다가 발목이 잡힌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 뭄바이시의 컨설팅 회사 줌 콜텍스의 존 밴드 대표는 "일본인들은 다른 투자자들보다 늦게 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들어오는 것은 팔 시점이라는 신호이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인도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6배 이상으로 지난 4년 평균13배에 비해 훨씬 높으며 이미 고평가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평가 우려 때문에 변동성이 커져서 주가가 5% 이상 출렁이는 날이많아졌으며 일부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조그마한 악재에도 조정을 받을 수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