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에는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내려진 비상 상황에서, 중국산 일본뇌염 생백신의 국내 공급 중단이 길어진데다 정부가 제대로 수요예측을 하지 못해 일본 뇌염 백신 수급에 차질을 빚었다. 일부 보건소는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예방접종을 중단하기도 했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사백신(killed vaccine)과 생백신(live vaccine)을 포함해 국내 일본 뇌염 백신 공급량은 수요량을 넘을 만큼 충분하다.
보통 국내서 필요한 일본뇌염 사백신의 연간 소요량은 약 150만 바이알(vial: 주사용 유리 용기의 하나로 약을 나누어 사용할 때 쓴다) 이에 견줘 올해 사백신의 국내 공급 계획량은 총 167만 바이알이다. 공급량이 필요한 수요량보다 17만 바이알이 많다.
여기에다 ㈜보령바이오파마와 ㈜녹십자가 2013년 8월과 10월에 세포배양 방식의 새로운 일본뇌염 사백신의 시판 허가를 받아 올해부터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 공급된 국산 일본뇌염 사백신은 모두 쥐의 뇌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증식해 원료로 사용했다. 하지만 새 사백신은 원숭이 신장세포(Vero 세포)를 배양해 이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불리는 방법을 쓴다. 그래서 안전성 문제도 해결하고 쥐 수급과 무관하게 원료(바이러스)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 유통이 중단됐던 일본 뇌염 생백신도 올해부터 공급이 재개된다. 올해 생백신 공급 계획량은 총 50만 바이알로 넉넉한 편이다.
일본뇌염 생백신은 2012년 10월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원료 공급업체의 생산시설이 파괴됐고, 그 여파로 중국 생산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장기간 국내 수입이 끊겼다가 2013년 11월에 다시 공급되기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주기적으로 백신 수급상황을 감시하고 식약처, 제조사, 수입사 등 관계 기관과 정보를 상시 공유해 백신수급 차질을 사전에 인지해 대비하고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해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 병원체의 양을 조절해 실험실에서 변형하고서 몸속에 넣어 병은 일으키지 않으면서 면역만 키우는 방식이며, 사백신은 병원체를 배양하고 열·화학약품 등으로 죽인 뒤(불활성화)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사백신은 올해 1월부터 5천원인 본인 부담까지 완전히 없앤 ‘전액 무료’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됐지만, 생백신은 빠져 2회 접종에 필요한 약 7만원의 비용을 보호자가 부담해왔다. 그러나 오는 2월 10일부터 생백신도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추가돼 무료로 접종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