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현장서 본 전세난

[심층진단] 현장서 본 전세난지역·평형불문 값급등·품귀 웃돈 주고도 구하기 힘들어 분당의 金모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9월에 전세계약기간이 끝나니 집을 비워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받았다. 보증금을 조금 올려주고 재계약을 할 생각이던 金씨로서는 난감한 처지가 된 셈. 재계약을 할 수 없겠느냐고 부탁해 봤지만 집주인은 무조건 비워달라는 말 뿐이었다. 2년전 6,500만원에 불과하던 이 아파트 전세가는 지금 1억1,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 돈으로 분당에서 같은 평형의 집을 구하기는 무리인 상황. 어쩔 수 없이 인근 용인이나 수원까지 나갈 생각을 했지만 그나마도 중개업소마다 마땅한 물건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지금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세입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옮겨가자니 마땅한 집을 찾기 어렵고 눌러 앉자니 엄청나게 뛴 보증금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강남=계약금을 들고 다녀도 전셋집 찾기가 어려운 상황. 소형 아파트는 물론 중대형 평형조차 전세물건이 자취를 감췄다. 보합세를 유지했던 대형 아파트 전세가도 한달 사이에 1,000만~2,000만원 상승는 등 전세가 급등했다. 강남 대치동 쌍용1차 46평형은 한달 전에 비해 1,000만원 오른 2억5,000만~2억6,000만원에 전세시세가 형성돼 있다. 역삼 다우공인 최수경씨는 『오른 가격에 500만원의 웃돈을 얹어서라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대기수요가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 아파트 밀집지인 송파·가락·신천동 일대의 경우 전세매물은 평형별로 1~2건이 고작이다. 이런 물건도 집주인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가 허다하다. 오륜동 올림픽선수촌단지의 경우 전 평형에서 상승폭이 컸는데, 40평형은 한달 전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오른 2억~2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서울 강북=강남이나 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 찾기가 수월했지만 7월들어 노원·강북구 등 외곽지역까지도 전세난의 여파가 밀어닥치고 있다. 가격도 2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지난 한달동안 300만~1,000만원이나 뛰었다. 노원구의 경우 예비신혼부부들이, 강북구의 경우 길음재개발 지역의 이주 예정자들의 대기수요가 꽉 차있다. 상계동 부동산랜드측은 『이미 일부지역에선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80%대를 넘어섰다』며, 『최소한 연말까진 가격이 내리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동구·광진구 일대 아파트는 20평형대 전세가가 1억원을 호가하는 등 비교적 높은 전세가 때문에 상대적으로 품귀현상이 덜 한 곳이다. ◇신도시=분당의 경우 강남권에서 전셋집을 얻지 못한 수요자가 이곳으로 몰리면서 「가격 상승·매물 품귀」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33평형의 경우 6월 1억2,5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500만원 정도 뛰었다. 물건이 제법 남아돌았던 중대형도 물건이 사라지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분당 전세난은 인근 용인으로까지 번졌다. 강남-분당-용인이 도미노현상을 빚고 있는 것. 일산의 전세난도 인근 고양 화정·행신·능곡지구등은 물론이고 입지여건이 처지는 중산·탄현지구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탄현2지구 삼성부동산 김종수사장은 『서울지역 수요자들까지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다』며 『하지만 물건이 귀하기는 신도시 외곽지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5월이후 잠시 주춤하던 가격도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탄현2지구만 해도 32평형 전세가가 한달사이 700만원이나 뛰었다. 평촌은 최근 안양 일대 대규모 재건축으로 수요가 폭증해 엎친데 덮친격이다. 한두달전 9,000만원에도 구할 수 있었던 32평형이 최고 1억1,000만원까지 치솟았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이종배기자LJB@SED.CO.KR 입력시간 2000/08/06 17:2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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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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