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 체결을 거부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대해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그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 MOU 체결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계열 채권은행협의회(채권단)는 MOU 체결 시한인 이날까지 현대그룹이 체결을 거부함에 따라 신규 신용 공여를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8일 오전 운영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에는 외환·산업·신한은행과 농협 등 4개 은행이 참여하며 서면 협의 형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운영위가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 대출 중단을 결정하면 13개 채권은행이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되면 신규 대출은 물론 지급보증ㆍ계약이행보증 등 채권단의 지원이 일체 중단된다.
이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MOU 체결을 거부해 1차적인 조치로 신규 대출 중단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기존 여신을 회수할지 여부는 추후 논의를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현대그룹은 지난 6일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올 2·4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외환은행과 거래를 끊고 주채권은행을 변경해 재무구조 평가를 다시 받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