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FTA로 활짝 열리는 시장] <1> 세계 최대시장 美·EU가 다가온다

■이제는 세계가 우리 경제영토<br>지구촌 GDP 절반 이상 차지…對中 의존도 줄일 절호 기회



한미 FTA발효땐 일자리 34만개↑
한EU FTA로 실질 GDP 5.6%↑ 기업들도 관세인하 절감 비용
마케팅·R&D 등에 투자 여력
"현지기업과 대등한 경쟁 가능"
"FTA 체결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를 누리기 위해 미국에서 유럽연합(EU)으로 거래선을 바꾸겠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미국과의 수출입업체 5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 FTA 지연에 대한 대미 수출입기업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80.3%가 한ㆍEU FTA가 먼저 발효되고 가격과 품질 등의 조건이 맞는 EU 기업이 있다면 거래선을 기존의 미국 기업에서 EU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응답했다. FTA의 가장 큰 효과는 관세장벽을 제거함으로써 가져오는 가격경쟁력 강화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82.4%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우리로서는 FTA를 통해 수출을 늘리는 것은 생존과도 직결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FTA는 경제·통상에 관한 협정인데 이를 통해 양측 간 시장이 가까워지면 시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관계도 가까워지고 양국 간 경제ㆍ정치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데 튼튼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영토 미국ㆍEU로 확대, 중국의존도 줄인다=내년 7월 EU, 그리고 내후년 1월 미국과의 FTA가 차례로 발효되면 한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이들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미국ㆍEU와 동시에 FTA를 맺은 나라는 칠레와 멕시코 등에 불과하며 주요 공업국가 가운데는 우리가 처음이다. 미국 수입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6,000억달러로 중국과 일본을 넘는다. EU의 GDP는 18조3,000억달러로 세계 전체 GDP의 약 30%(1위)를 차지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선진시장 비중이 줄어들면서 중국 등 중화권의 수출 비중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미국은 세계 경제규모 중 비중은 23.4%이나 우리나라의 대미 교역비중은 9.9% 수준에 머물렀다. EU의 세계 경제규모 중 비중은 30.2%이나 우리나라의 대EU 교역비중은 11.5%에 불과했다. 미국ㆍEU 등 거대경제권과의 FTA 발효는 추가적인 교역 확대를 가져오는 것과 동시에 과도하게 높아진 중국의존도를 덜어내는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ㆍEU와의 FTA는 수출 확대뿐 아니라 늘어나는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관세인하 효과 바탕으로 GDP 상승=미국ㆍEU 등과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제품은 경쟁국인 중국ㆍ일본 제품에 비해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율을 적용 받아 이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EU는 자동차(10%), TV(14%)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이 높아 FTA로 인한 관세철폐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섬유(최대 12%), 자동차부품(4.5%)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경우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EU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무관세 역내교역 비중(64.2%)이 높은 특성의 EU시장에서 우리와의 FTA가 발효될 경우 EU기업과 동일한 여건에서 경쟁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지난 2007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후 10년 동안 실질 GDP는 6.0%(누적치) 증가하고 일자리 창출은 34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10년간 제조업 대미 수출(연13억3,000만달러)과 무역수지 흑자(연7조5,000억달러)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10개 국책연구원은 한ㆍEU FTA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실질 GDP를 장기적으로 최대 약 5.6%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15년간 대EU 무역수지는 연평균 3억6,100만달러 흑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FTA로 기업 전략도 바뀐다=KOTRA가 EU 17개국 내 342개 바이어와 134개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바에 따르면 바이어의 58%가 한ㆍEU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을 확대하거나 거래선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FTA시대를 맞아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 기계, 에너지ㆍ환경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관세인하로 절감된 비용을 마케팅 비용이나 연구개발(R&D) 투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FTA는 관세 철폐 효과 외에도 기술 및 투자협력 등 산업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제조업에서는 시장개방, 외국인 투자유치, 기술이전 등으로 생산성 향상도 가져온다. 특히 FTA 체결 이후 해당 국가의 공공시장 입찰 기회가 늘어나고 R&D 협력 및 기술 교류 등의 가능성도 기대되는 효과다. 이에 따라 업종별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쟁력 상승 업종은 적극적인 시장접근 전략을,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지기업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비관세 장벽을 극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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