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퇴화를 막거나 늦추는 데 머무르지 않고 뼈가 형성되도록 해주는 신 개념의 골다공증 치료제가 국내 제약사에 의해 개발돼 국제적인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녹십자(대표 허일섭)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제 rhPTH(유전자재조합 부갑상선호르몬 : recombinant human Parathyroid Hormone)에 대한 제2상 임상시험을 독일에서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따라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전임상과제1상 임상을 마친데 이어 이번에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2상 시험을 독일에서통과함에 따라 상품화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이번 2상 임상 책임자인 독일 하인리히-하이네 대학 의대 내분비학과의 베르너알폰스 쉐어바움 교수는 "2001년 12월부터 3년 동안 독일,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의 16개 임상센터에서 폐경후 5년 이상이 경과한 45∼75세의 여성 1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상 임상시험에서 rhPTH를 투여한 그룹이 위약을 투여한 그룹에 비해 5배 이상의 골밀도 증가를 보여 효능과 효과면에서 통계학적으로 중요한 차이를 나타냈다"고 임상시험 결과를 설명했다.
쉐어바움 교수는 "이상반응(부작용)에 대한 평가에서는 rhPTH 투여 그룹과 위약투여 그룹간에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장기간 투여시에도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의대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골다공증이 이미 심하게 진행된 환자의경우, 기존의 골흡수 억제제를 투여해도 골절의 위험도가 부분적으로 줄어들 뿐 골밀도 및 골 미세구조의 개선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번에 녹십자가 제2상 임상시험에 성공한 호르몬은 기존의 골흡수억제제와는 달리 골 형성을 촉진해 뼈를 다시 재생시키고 구조를 개선시킴으로써 골절율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는 치료제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골절로 고생하는 국내의 많은 골다공증 환자들에게 대단히 큰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녹십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rhPTH에 대한 제3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며, 해외 임상은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갖춘 다국적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2008년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rhPTH와 같은 작용기전을 지닌 골다공증 치료제는 미국의 일라이릴리사가 개발한 포르테오(Forteo)가 유일하다.
세계적인 의약품 컨설팅기관인 디시전 리소스(Decision Resources)에 따르면 골다공증 치료제의 세계 시장규모가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2007년께 90억 달러에 이를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