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성희롱사건 주중 대질신문무려 327명의 여성 근로자가 ‘성희롱을 당했다’며 진정을 내 지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호텔롯데 성희롱 진정사건이 한달여에 걸친 서울지방노동청의 조사끝에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사건을 조사중인 서울지방노동청(청장 손일조)은 이번주중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회사 임직원들과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진정인의 대질신문을 벌일 방침이어서 주말께는 성희롱 행위의 실체 및 가해 인원 등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서울노동청은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 사건을 노동부로부터 넘겨받아 서류검토를벌인데 이어 근로감독관 20여명으로 조사팀을 구성, 같은 달 28일부터 청사 특별조사실 등에서 진정인 조사에 착수, 본격적인 조사를 벌여왔다.
노동청은 20일 현재 모두 300여명에 대한 진정인 조사를 벌인 결과, 호텔내 직장 상사 50여명을 조사대상자로 압축, 지난 14일께부터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들어가 지금까지 30여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친 상태다.
가해자로 지목돼 소환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모 이사 등 중역급과 과장급 등도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그러나 대부분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성 근로자의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사팀은 나머지 소환대상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참고인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일부 인사의 경우 그러나 여러 여성근로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진술이 공통으로 나온 만큼 성희롱 혐의를 벗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청은 다만 남녀고용평등법이 지난 99년 2월에 발효된 만큼 이번 사건에서도법 발효 이전에 이뤄진 행위는 조사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아무튼 노동청은 이번주중 진정인과 가해자로 지목된 직장 상사간의 대질신문이 이뤄지고 나면 성희롱 사건의 실체가 상당부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청은 이어 고용평등위원회를 개최,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관계가 성희롱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도 들어볼 계획이다.
노동청의 한 관계자는 “특정 행위가 여성근로자에게 성적 굴욕감을 주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는 직장내 문화 등 사회문화적 배경도 중요하다”며 “고용평등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들어본 뒤 성희롱 여부 및 해당 인원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하고 “성희롱을 한 것으로 판단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호텔롯데측에 시정통보, 징계조치를 권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 입력시간 2000/08/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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