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상승 富편중 심화시켰다미 뉴욕증시가 최근 몇년간 급등세를 보이면서 「부(富)」의 편중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더 B. 케닉켈은 최근「가구별 재산보유비중 추이」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주식투자를 하는 가구가 급증, 전체 가구의 재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의 편중현상이 약화됐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고 밝혔다. 오히려 상위 1%로의 재산집중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가구는 90년초 전체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절반수준으로 급증, 2가구중 1가구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시호황으로 이들 가구 대부분의 재산이 크게 늘어났을 것이란 예측을 가능케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가구의 재산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고, 상위 1% 가구의 재산만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증시활황이라는 「과실」을 따먹기는 했지만 부자 가구와 그렇지 못한 가구의 주식투자 규모가 달라 따먹은 과실의 양이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위 1% 가구가 전체 가구의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 지난 92년 전체의 30.1%에서 98년에는 34%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90%의 가구가 보유하는 재산비중은 지난 92년 전체의 33%(92년)에서 98년에는 31.3%로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중 상위 1%의 재산증가율은 28%에 달한데 반해 하위 90%는 17% 증가에 그치면서 상위 1%가 전체 가구의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또 상위 1%의 가구 가운데 최상위층인 0.5%의 재산은 가구당 평균 1,490만달러에 달한데 반해 하위 90%의 재산은 9만8,000달러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40%가 주택자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숫자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가구는 크게 늘어났지만 상위 1% 가구의 주식투자규모가 전체 주식투자의 43%에 육박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면서 『이같은 투자규모의 차이가 증시활황에 따른 재산증식이 상위층에 집중되면서 부의 편중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6/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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