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만달러·스위스프랑 이어 세번째 빠른 원화값 상승

올 들어서면서 원화값이 세계 주요국 통화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의 '나 홀로 강세'는 상당 부분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 때문으로 수출 타격을 막을 대비책은 물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내수 진작책이 시급해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을 보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올 들어 이달 29일까지 2.8% 절상됐다. 지난해 12월30일 달러당 1,099원30전(종가 기준)이던 환율이 1,068원60전(4월29일)으로 넉 달 만에 31원20전 떨어졌다. 이 같은 절상률은 주요 32개국 통화 가운데 대만달러(3.9%), 스위스프랑(3.5%)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수치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경쟁국 통화가치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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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의 급격한 상승은 기본적으로 올해 연간 1,0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서 비롯된다. 최근의 경상수지는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이 더 빠르게 감소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다. 올해 1·4분기만 봐도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39억달러(2.8%) 감소했지만 수입은 202억달러(15%)나 급감했다.

특히 세계 수출시장 곳곳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마당에 지금의 원화 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저 흐름이 심상치 않은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하락 추세가 좀처럼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원·엔 환율은 이미 800원대에 진입한 상태다.

환율 하락을 막는 가장 빠른 길은 불황형 흑자 축소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수 확대가 절실하다. 중장기적으로 의료·관광·교육 등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큰 서비스 업종을 외국에 개방해 키워나가야 한다. 당장 수출 타격을 막을 대책도 시급하다. 외환당국은 최근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원·엔 환율 급락세에 지혜롭게 대응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켜야 하며 기업도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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